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피기도 전에 꺾일 위기 처한 편의점 꽃

시계아이콘01분 37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정부 화훼소비 촉진 계획, 업계 무관심ㆍ소매상 반발로 시작부터 '흔들'


피기도 전에 꺾일 위기 처한 편의점 꽃 (아시아경제 DB)
AD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화훼 소비 촉진을 위해 전국 편의점에 꽃 판매 코너를 만들겠다는 정부 계획이 편의점 업계의 무관심과 꽃 소매상들 반발로 시작부터 무산 위기에 처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들은 정부의 '화훼류 소비 생활화 추진 계획'이 나온 지 보름이 지나도록 아무런 호응을 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지난 6일 발표한 이 계획은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에도 꽃 판매 코너를 만드는 것을 골자로 한다. 경기 침체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화훼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다.

피기도 전에 꺾일 위기 처한 편의점 꽃 화훼단체협의회 소속 회원들이 지난해 6월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 반대 집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특히 CU, GS25, 세븐일레븐 등 '빅3' 점포 수 합만 3만141개에 이르는 편의점이 화훼농가의 시름을 덜어줄 구세주로 기대를 모았지만, 현실은 야심찬 정부 목표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빅3 모두 꽃을 팔 계획이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아직 상품 판매 계획을 세우긴커녕 기본적인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며 "정부가 대책을 내놨다고 해서 움직일 만한 유인이 딱히 없다"고 말했다. 다른 편의점 측은 "정부안을 보고 아이디어 차원에서 이것저것 생각은 해보는데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내용은 전혀 아니다"라고 전했다.


개별 편의점은 이미 음료와 과자 외에 간편식과 원두커피, 금융ㆍ택배 서비스 등 챙겨야 할 분야가 많다.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관리도 힘든 꽃을 판매할 여력이 부족하다.


꽃 소매업계의 반발도 편의점들을 움츠리게 한다. 화훼류 소비 생활화 추진 계획 발표에 앞서 화훼농가들은 정부에 '농가→공판장→꽃집→소비자'로 이어지는 유통 과정을 개선, 농가에서 편의점으로 직공급할 수 있게 분위기를 조성해 달라고 부탁했다. 가격을 낮추고 접근성도 높여 소비심리를 끌어올린다는 복안이었다.


이를 받아들여 정부가 대책을 선보이자 이른바 '동네 꽃집'의 주인들은 혹시라도 매출 타격을 받을까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편의점에 절화(가지째 꺾은 꽃)가 아닌 전자파 차단 식물 등 기능성 분화 위주로 들여놓을 예정이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꽃 소매상들이 워낙 강하게 부정적 의사를 표한다"며 "화훼 농가들을 톡톡히 도울 수 있을 방안이 반대에 가로막혀 안타깝다"고 밝혔다.


정부는 편의점 꽃 판매를 포기할 수 없는 만큼 대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안은 '꽃집-편의점 연계'다. 정부가 나서서 꽃 소매상과 편의점을 연결시켜 주는 것이다. 꽃집이 편의점에 꽃을 공급하고, 편의점은 판매를 담당한 뒤 수수료만 챙겨 판매금을 꽃집에 전달하면 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여기서 발전하면 꽃집이 온라인으로 주문받은 꽃다발을 편의점에 가져다 놓고, 소비자들은 원하는 시간에 어느 지점에서나 픽업하는 식의 상생 유통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농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화훼류 80% 이상은 어버이날, 입학ㆍ졸업식, 경조사 등 각종 선물용으로 소비된다. 청탁금지법 시행 후 소매 거래 금액이 28%가량 급감하는 등 법 시행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편의점ㆍ슈퍼마켓 꽃 판매 외에 식용 꽃, 드라이플라워 등 다양한 용도의 꽃 상품 개발을 추진한다. 꽃 생활화를 확산하기 위해 기업ㆍ공공기관 사무실에 꽃을 정기적으로 비치하는 '1테이블 1플라워' 운동도 확대하는 동시에 TV 광고, 드라마 간접광고(PPL),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홍보도 할 계획이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