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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사체 다루는 과학수사요원 20%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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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대 간호학과 연구팀, 광주 등 7개 경찰청 226명 설문조사 "
"충격적 외상사건에 반복적 노출, 살인-변사사건 順 고통 유발"


변사체 다루는 과학수사요원 20%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김은아 교수(왼쪽),노선미 조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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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변사 등 외상사건을 수시로 접하는 과학수사(KCSI·Korea Crime Scene Investigation)요원의 20% 가량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분석은 호남대학교 대학원 간호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2016년)한 노선미 광주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검시조사관과 호남대학교 간호학과 김은아 교수가 대한간호학회지 최근호(2017년 2월)에 게재한 ‘경찰 과학수사요원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발생 영향요인’ 연구논문에 따른 것이다.


연구팀은 전국 7개 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에 근무 중인 과학수사요원 168명과 검시조사관 58명, 총 226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은 분석결과를 도출해 냈다.

사건 현장에서 객관적 증거를 직접 수집하거나 변사체를 직접 검시하는 직무를 수행하는 경찰 과학수사요원은 살해·폭행사건, 처참하고 오염된 변사사건 등의 충격적인 외상사건에 빈번하게 반복 노출되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발전할 수 있는 위험성이 높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실제적이거나 위협적인 죽음, 심각한 상해사건 등을 본인이 직접 경험했거나 타인에게 일어나는 것을 목격한 경우 그로 인해 극심한 공포, 무력감, 두려움 등의 증상을 경험하는 증후군이다.


연구팀의 조사결과, 경찰과학수사요원 중 외상 후 스트레스 저위험군은 80.1%(181명), 고위험군은 19.9%(45명)로 50대 이상인 경우 고위험군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한 달간 업무 수행 시 가장 스트레스를 유발한 사건으로 △살인사건 50.0% △변사사건 30.1% △사고나 강간사건 19.9% 등을 차례로 꼽았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는 요인은 ‘사회적 지지’(주변인으로부터 존중받는 등에 대한 주관적 만족감)와 ‘회복탄력성’(곤란에 직면했을 때 극복하는 능력)으로, 외상성 사건을 경험한 경우 조직 내 동료, 가족이나 친구들에 의해 사회적 지지를 받게 되면서 극복할 수 있게 되고, 회복탄력성이 높은 경우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적응할 수 있게 한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경찰 과학수사요원들은 업무로 인해 정신적 어려움과 PTSD 증상을 경험하고 있지만, 직업 소명의식과 자부심으로 스트레스를 개인이 감내해야 할 일종의 직업 특성으로 받아들여 치료나 관리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외상사건을 경험했을 때 스트레스가 누적되거나 만성화되기 전에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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