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번호판만 보고도 전기차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는데 맞나요?
A: 네. 올 5월부터 전기차는 연청색 번호판을 답니다.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자동차 번호판이라는 부르는 '자동차 등록번호판'에는 갖가지 정보들이 담겨 있다. 번호판 색깔만 봐도 자가용인지 영업용 차량인지 알 수 있고 꽤 예전엔 지역명도 담겨 어느 지역에서 등록한 차량인지도 알 수 있었다. 사람의 '주민번호'라 할 수 있는 자동차 번호판에 대해 살펴봤다.
오는 5월에는 이전까지 보지 못한 번호판이 나온다. 주인공은 전기차 전용 번호판이다. 먼저 이 번호판은 색깔부터 다르다. 연한 청색을 띤다. 태극문양 바탕에 검은색 문자를 쓰고 국적 표시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전기차 그림과 EV(Electric Vehicle) 표시도 들어간다.
제작 방법도 특이하다. 전기차 번호판은 기존 차량처럼 페인트 도색이 아닌 채색된 필름을 붙이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유럽 등 외국에서 통용되는 필름부착 방식이 국내에서 적용되긴 이번이 처음이다.
필름 번호판은 반사성능, 내마모성, 접착력, 내충격성, 방수성 등에 관한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기준이 개정되면서 올 5월 1일부터 신규 전기차는 차량등록 시 전용 번호판을 부착해야 한다. 기존 번호판을 써온 전기차 소유주는 원하면 자비를 들여 교체하면 된다.
번호판은 여러차례 변화를 겪고 지금 모습에 이르렀다. 그 시초를 찾으려면 100년을 더 거슬러 올라가야한다.
번호판은 유럽에서 시작됐다. 세계 최초로 자동차 번호판을 도입한 나라는 프랑스다. 1893년 8월14일 파리경찰조례에 의해 시행됐다. 뒤를 이어 1896년에는 독일, 1898년 네덜란드는 최초로 국가 차원에서 '드라이빙 퍼밋'이라 불리는 번호판을 도입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 번호판은 1904년 '오리이 자동차 상회'가 자동차 영업을 시작하면서 발부 받은 것이 시초로 알려진다. 1921년부터 번호판의 규격이 정해져 검은 바탕에 흰색으로 아라비아 숫자를 넣었다.
이후 여러 차례 모양과 형식의 변화를 거쳐 2004년부터 지역 구분을 없애고 유럽형 번호판의 크기(520×110)를 도입한 새로운 번호판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번호판의 디자인의 중요성이 부각돼 시인성을 높이는 글자체의 사용, 흰 바탕에 검은 글씨의 사용 등 디자인을 적용하여 현재에 이르게 됐다.
자동차 번호판에는 중요한 내용이 담겨있다. 자동차 분류의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데 앞 두 자리는 자동차의 차종을 나타낸다. 승용 자동차는 01~69, 승합자동차는 70~79, 화물자동차는 80~97, 특수자동차는 98, 99번으로 분류된다.
문자는 용도별 구분으로 사업용과 비사업용 그리고 외교 등으로 나뉜다. '가, 나, 다, 라, 마, 거, 너, 더, 러, 머, 버, 서, 어, 저, 고, 노, 도, 로, 모, 보, 소, 오, 조, 구, 누, 두, 루, 무, 부, 수, 우, 주' 를 비사업용 즉 개인에게 할애하고 자동차운수사업용 중 일반사업용은 '바, 사, 아, 자', 대여사업용(렌터카 등)은 '허, 하, 호'를 쓰고 있다.
자동차 번호판은 차량의 디자인에도 상당한 영향을 준다. 각 나라마다 자동차 번호판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많은 나라에 수출하기 위해선 모두를 수용할 수 있는 디자인이 필요하다.
그래서 자동차 디자이너는 각국 번호판의 총합을 요구 사항으로 정하고 스타일링을 한다. 그렇다 보니 우리와 같은 긴 직사각형 번호판을 달면 아래위 여백이 남는 현상도 볼 수가 있다. 디자이너는 그 여백의 미까지 고려해서 최종 완성작을 내놓는 셈이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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