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중국 현지를 탐방한 증권사 연구원이 “예상보다 반한 감정이 덜하며 한국의 대통령 탄핵 이후 더욱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4일 ‘사드탐방기’ 보고서를 통해 “반한이나 혐한 감정은 예상보다 깊지 않았다. 일부 중장년층의 강도 높은 비난에 놀라기도 했지만 센카구 열도 당시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우려했던 반한 시위는 와전된 부분이 있었다”면서 “중국 공안국은 관련 시위가 발생할 시 조기 진압 의지를 분명히 했다. 탄핵 인용 과정을 생중계로 바라보는 중국인들의 심리 변화 뿐 아니라 정부의 정책 스탠스도 완화된 분위기”라고 했다.
다만 중국 정부는 최악의 상황에서 반한 감정을 이용하려는 계획도 고려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중국 현지에서 주재원, 한국 영사관, 중국 여행사 임원, 해관 담당자 및 정부 인사, 국책은행, 로컬 금융기관과 애널리스트 의견 등을 들었다고 한다.
박 연구원은 “자극적인 국내 언론 보도보다 안도감을 갖게 하는 변화도 있었다. 다만 시장에 회자되지 않은 현지 주재원들의 두려움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방한 중국 관광객 규제는 예상보다 단호했다고 한다. 박 연구원은 “힘들게 만나본 중국 현지 여행사 임원은 과거보다 정부의 규제 의지가 높다고 전했다. 과거의 경험상, 단기 내 한국관광 규제 강도가 완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드가 내포한 외교 문제를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고 했다. 중국의 최대 고민은 사드가 아닌 미국, 북한과의 외교 관계 불확실성에 있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중국 외교부의 강성 발언과 전쟁도 불사한다는 국방 인사들의 정도를 넘어선 발언이 불안감을 확대시키고 있지만 중국은 외교, 안보, 경제적 불협화음이 존재할 시 이러한 무례를 반복한 경험이 있다”고 짚었다.
협박이 아닌 겁박에 가까운 제스처라는 것이다.
그는 이어 “오히려 탄핵 결정을 시점으로 관영 언론과 주요 지도부 노선의 사드 관련 논평 수위는 완화되는 분위기”라면서 “중국이 한국 정부를 외통수에 밀어붙이는 강수가 중국 외교관계의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중국의 제재 조치가 강해질수록 미국과의 유대 관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이며, 이는 한미일 공조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중국 정부에게 더 높은 수위의 사드 압박은 부담스럽다고 판단한다. 향후 중국은 사드 배치의 완전 백지화에 목표를 둔 강압적 외교노선을 선택하기보다 사드 배치 속도를 조정하며 미국, 북한과의 관계 진전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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