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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떨리는 물가]"더 오를 가능성 낮다"는 전망, 믿어도 될까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48초

설 전후 정부 노력에도 농·축·수산물 여전히 평년보다 훨씬 비싸


[살 떨리는 물가]"더 오를 가능성 낮다"는 전망, 믿어도 될까     (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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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농·축·수산물 가격 고공행진에 서민들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관련 당국의 추가 물가 안정화 방안과 점차 안정되리란 긍정적 전망을 신뢰하는 이는 많지 않다. 설 전후 비슷한 정책과 이야기를 내놨다가 한 달 째 별다른 상황 개선을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4일 기준 상품 배추 1포기 소매가는 4010원으로 설 연휴 직전인 지난달 26일(3987원)보다 오히려 0.6% 더 올랐다. 양배추(1포기 상품·5068원)도 설 전보다 2%가량 비쌌다. 평년보다는 각각 60.8%, 96.7%나 높다.


마늘(깐마늘 1㎏ 상품·1만271원), 양파(1kg 상품·2354원)는 설 이후 각각 2.6%, 8.8% 뛰었다. 대파(1kg 상품·3797원)도 1.3% 올랐다. 이들 양념류 채소들은 평년보다 31.8%, 20%. 35.7% 비싸다.

지난달 26일 대비 24일 당근 상품 1kg(4870원) 가격은 15.7%, 무 상품 1개(2268원) 가격은 10.4% 내려갔다. 당근, 무 모두 평년보다 각각 92.5%, 68%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농산물 가격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자 추가 물가 진정책을 가동했다. 우선 봄 채소가 출하하는 4월 중순 전까지 배추 2만1000t, 무 2만2000t을 도매시장과 소비지에 집중적으로 공급키로 했다. 아울러 배추와 무, 당근, 양배추 등 가격이 오른 채소류에 대해 다음달 2~12일, 16~26일 농협 계통 매장에서 할인 행사를 펼칠 계획이다.


요즘 축·수산물 물가도 부담스럽다. 한우 등심(100g 1등급·7804원) 소매가는 설 연휴 뒤 2.3% 올랐다. 한우 갈비(100g 1등급·5128원)는 2.2% 하락하는 데 그쳤다. 두 품목 다 평년보다 24.1%, 16.6% 높다. 돼지고기 삼겹살(100g 중품·2006원)은 7.5% 올랐고 평년보다는 16.9% 비싸다.

[살 떨리는 물가]"더 오를 가능성 낮다"는 전망, 믿어도 될까     농·축·수산물 가격 등락률 추이(자료 제공=통계청)


그나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가 잦아들면서 계란 가격은 완연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전국 평균 계란(특란 중품) 한판 소매가는 지난 10일까지 15거래일 연속 하락, 7892원으로 떨어졌다. 그러다 13일 16거래일 만에 내림세가 꺾이며 7945원으로 올랐다. 14일부터는 다시 내려 24일 7531원을 기록했다. 평년 가격(5491원)보다는 아직 37.2% 높다.


동시에 닭고깃값은 AI 영향의 잠복기에서 벗어나며 들썩이는 모습이다. 지난해 AI가 전국적으로 퍼지고 지난달 31일 4890원까지 떨어졌던 닭고기(1kg 도계) 소매가는 이달 들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24일 기준 소매가는 5429원으로 짧은 기간 11% 정도 뛰었다. 설 연휴 뒤부터 닭고기 수요가 회복되고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한 영향이다. 도계 1kg 도매가도 이달 1일 2666원에서 24일 3767원으로 41.3% 올랐다.


명태(냉동 1마리 중품·2384원)와 갈치(1마리 중품·1만1410원)는 설을 지나 각각 1.7%, 8.3% 더 올랐다. 물오징어(1마리 중품·3301원)는 1.1% 떨어졌다. 이들 품목의 가격은 평년보다 15.2%, 17.7%, 17.3% 비싸다.


정부는 수산물 수급 안정을 위해서도 비축 물량을 확대하고 평년 대비 50% 이상 가격이 오르면 즉시 방출한다는 방침이다. 다음달 23∼27일, 31∼4월 9일 두 차례에 걸쳐 수협중앙회, 수도권바다마트 등에 직거래장터를 개설하고 다음달 중 해양수산부, 대형유통업체, 한국수산회 합동으로 갈치, 오징어를 할인하는 수산물 물가 안정 할인 행사도 벌이기로 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발표한 '생활물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 점검' 보고서에서 "농·축·수산물 가격은 봄철 채소류 출하량이 늘고 AI가 진정되면서 점차 안정세를 회복할 것"이라며 "최근엔 구제역으로 축산물 가격 급등 우려가 커졌으나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지만 않는다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으리라 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체감물가를 잘 반영하는 141개 품목으로 작성된 생활물가에 대해 "농·축·수산물 가격과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최근 크게 올랐지만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최근 12일(14~25일) 중 구제역 추가 의심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AI의 경우 철새 북상이 재확산 우려를 키우는 가운데 24일 전북 고창의 오리 농장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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