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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정권 불안정요인 증가...급변사태·통일 가능성은 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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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장 세종연 실장 세종프레스 플러스 포럼서 '김정은 정권의 안정성과 한국 차기정부의 과제' 발표

"김정은 정권 불안정요인 증가...급변사태·통일 가능성은 희박"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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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 요인이 지속해서 증가해 실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김정은이 식각한다고 하더라도 북한 '급변사태'와 '통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평가됐다. 김정은이 언제 실각하고 개혁정권이 등장할지 미리 예상할 수 없는 만큼 김정은 정권을 대상으로 북핵 문제에 대한 관리와 남북관계 개선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외교·안보·통일 전문 민간 싱크탱크인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23일 중견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열린 '세종프레스포럼 플러스'에서 '김정은 정권의 안정성과 한국 차기정부의 과제'라는 주제 발표에서 김정은 정권의 안정 요인 9가지와 불안정 요인 8가지를 분석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실장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몇 주 동안 공개 활동을 중단하거나 장성택과 현영철 등 고위 간부들이 갑작스럽게 숙청되면 한국사회에서는 북한이 매우 불안정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며, 일부 전문가들과 언론은 성급하게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거나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 실장은 "이 같은 우리 사회의 경박한 태도는 김정은 정권의 '안정화 요인'과 '불안정 요인'에 대한 총체적이고도 과학적인 이해가 부족한 데 원인이 있다"면서 "우리 사회의 보수 성향 인사들은 북한 정권의 안정성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진보 성향의 인사들은 북한 정권의 안정성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북한 정권을 그대로 인정하고 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면서 북한 '정권교체' 가능성을 논의에서 배제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정 실장은 2013년 말 장성택과 그의 측근들이 숙청되면서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권한과 이권이 다른 간부들에게 나누어졌기 때문에 북한 지도부에서 장성택의 숙청을 환영하는 세력도 있었다고 지적하고 장성택 숙청에 놀라 '통일준비'를 서두른 박근혜정부는 북한에서 숙청이 반드시 간부들의 저항 증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고 보수진영을 꼬집었다.


정 실장은 김정은 정권의 안정화 요인을 9가지로 정리했다. 즉 김정일의 유훈과 후계자 지명, 김정은의 확고한 군부 장악력, 김정은의 확고한 공안기관 장악력, 봉건제적인 정치문화, 스탈린주의적 공포정치, 장성택 등 '종파세력'의 제거,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에 대한 군부와 주민들의 자부심, 경제생활의 상대적 향상, 김정은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높은 지지도 등이다.


정 실장은 김정일이 김정은을 후계자로 지명한 것이 김정은에게는 가장 중요한 통치의 기반이 되고 있으며, 스탈린주의적 공포정치가 최고지도자에 대한 간부들의 무조건적인 충성을 강요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장성택 등 '종파세력'의 제거가 김정은에 대한 대안세력의 부상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김정은 집권 이후 시장의 확산과 농업 및 경공업에 대한 지원 확대 등으로 주민들의 경제생활이 상대적으로 향상돼 체제에 대한 주민들의 충성심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그 결과 김정은에 대한 주민지지도가 김정일 생시 그에 대한 지지도가 높게 나타났다고 정 실장은 평가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김정은에 대한 북한 주민의 지지율이 50% 이상이라고 답한 사람은 평균 61.7%로 높은 수준을 보인 것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2011년 조사에서 김정일 지지율이 50%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은 55.7%였다. 김정은 지지율은 2014년 64.4%, 2015년 58.1%, 2016년 63%로 약간 변동은 있었지만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정 실장은 강조했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은 불안정 요인도 안고 있다. 정 실장은 김정은의 호전적이고 군국주의적 성향, 비외교적 성향, 건강상태 악화, 북한의 국제적 고립 심화, 상대적으로 젊은 엘리트들의 부상, 김정은에 대한 엘리트층의 지지도 약화, 자본주의적 문화의 확산, 김정은에 대한 대안 세력의 부상 가능성 등 8가지를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 요인으로 꼽았다.


정 실장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결정된 후인 2000년에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사건을 일으켰고 지난해에만 두 차례나 핵실험을 강행하는 등 호전적이고 군국주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어 한반도에서 국지전 또는 '핵전쟁'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북한의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고 있고 특히 엘리트층이 많은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북한의 외화벌이사업이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이 간부들에게 무리하게 외화 상납 요구를 함으로써 김정은에 대한 간부들의 불만이 높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특히 김정은 대안 세력 가능성도 지적했다. 그는 비교적 신뢰할 만한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의 이복누나인 김설송이 최근 수년간 김정은 측근 세력을 자기편으로 만듦으로써 주요 정책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간부들 사이에 '원수님의 모든 일이 누나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는 말과 ' 누나가 승인한 것이냐?' 말들이 나돌고 있다"면서 "특히 올해 김정은의 최측근 인사인 김원홍 국가보위상이 해임되면서 파워 엘리트에 대한 김정은의 장악력이 더욱 약화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정 실장은 지난해 5월 제7차 당대회 개최를 계기로 정점에 이른 김정은의 영향력은 이후 쇠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 요인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가까운 미래에 김정은이 실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김정은의 실각이 북한 '급변사태'와 '통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단언했다.






박희준 편집위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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