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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 부는 대체투자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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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투자업계 사모펀드·헤지펀드 등 고액 자산가 대체투자 열풍
영화업계 "콘텐츠 다양성 측면에서 긍정적"
다만 고위험 투자자산 주의 필요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영화투자업계에 대체투자 열풍이 거세게 불고있다. 벤처캐피탈이 주도해 왔던 영화 투자시장에 최근 사모펀드와 헤지펀드 등 고액 자산가의 뭉칫돈이 들어오면서 금융권 전반으로 투자 열기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영화업계에선 콘텐츠 다양화 측면에서 이를 반기고 있지만 투자업계에선 영화가 아직 '고위험' 투자자산이라며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사모펀드 등 뭉칫돈, 영화투자 시장 본격 진입=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전날 국내 영화배급사인 쇼박스가 투자ㆍ배급하는 영화에 투자하는 '코리아에셋 SHOWBOX 문화 콘텐츠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를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영화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사모펀드가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사모펀드의 최초 설정액은 총 60억원에 5년 만기이며 조성 후 3년간 쇼박스가 선보이는 모든 영화 라인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쇼박스는 지난해에만 박스오피스 톱10에 3개의 작품(럭키, 터널, 검사외전)을 올릴 정도로 다수의 흥행작을 냈다.


기동호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사장은 "쇼박스는 2014년 이후 최근 3년간 투자수익률 30%를 웃도는 영화 배급업계에서 최고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며 "이런 역량과 검증된 실적을 보고 특정 영화가 아닌 향후 3년간의 라인업 전체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조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영증권도 이르면 이달 중으로 영화 투자배급사인 NEW의 영화 라인업 전체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를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NEW의 대표적 흥행작은 '판도라'와 최근 개봉한 '더킹' 등이다. 펀드는 설정액 100억원에 5년 만기, 투자기간 4년, 회수 1년 등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상품부서에서 현재 수요 조사를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영화업계에 '큰 손'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은 지난해 1월25일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시행된 이후 일년간 영화업계에 '펀딩 성공→영화 흥행→고수익 달성'이라는 성공 사례가 다수 목격되면서 대중의 관심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인기를 끌었던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경우 투자수익률이 40%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큰 손'의 관심…약일까 독일까=대규모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대중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영화투자업계엔 현재 긍정론과 부정론이 교차하고 있다.


지금까지 영화 투자는 국내 제도권 금융기관들이 문화콘텐츠 투자 목적으로 조성한 전문 벤처캐피탈 중심이었다. 이들 벤처캐피탈의 중심엔 국내 영화 제작비의 40% 이상을 전담하는 정부의 모태펀드가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해 말엔 모태펀드를 관리하는 공공기관인 한국벤처투자가 펀드 위탁운용사인 벤처캐피탈 매니저에 '반정부 영화에 투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식으로 압력을 행사한 정황이 목격되기도 했다. 반대로 정권 친화적 영화엔 투자를 독려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문화계에 논란이 한창인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확인된 셈이다.


영화 펀딩을 중개하는 업계 한 관계자는 "공적자금이 아닌 사모펀드와 크라우드펀딩 등 일반 투자자자의 참여가 커지면 정권 입맛에 맞춰진 콘텐츠는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더 다양한 작품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영화 감독이나 배우, 스토리, 높은 수익률 등만 보고 섣불리 투자에 나섰다가 큰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만큼 고위험 투자자산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영화 '걷기왕'의 경우 투자자들에게 -80%의 원금 손실을 입혔으며 '사냥'도 -41.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업은행 문화콘텐츠금융부 한 관계자는 "상영 예정영화의 특성상 세부내용을 미리 공개할 수 없어 영화투자는 고위험ㆍ고수익 투자상품군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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