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정치권에서 재벌개혁으로 논의되고 있는 순환출자금지와 의결권 행사제한이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반대했다. 김 원장은 9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연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위기의 대한민국, 왜 구조조정이 시급한가"라는 주제의 특별강연에서 이 같이 말했다.
김 원장은 "순환출자는 융복합을 통한 기술혁신에 필요한 전략적 제휴, 기업인수합병을 위한 예비적 투자 활동 등에 필요한데 이를 전면 금지하면 기업들의 창의성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으로 순환출자 자체를 금지하는 경우는 없으며 스타트업 기업의 활성화에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 원장은 의결권 행사제한에 대해서도 "소액 지분으로 대기업집단을 지배하는 문제를 해결하되, 기술혁신 활동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는 순환출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보유하는 자기주식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면 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김 원장은 현재 우리나라가 입법부와 사법부,행정부의 협업이 느슨해진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형식상 소통과 협치체제가 각자 도생의 현실로 돼 있다"면서 "급속한 기술 융합으로 산업의 영역이 사라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칸막이로 꽉 막힌 한국의 국가지배 구조로는 희망이 없다"고 했다.
김 원장은 이에 따라 유연한 시장경제시스템으로 재정비돼야 한다며 민간주도의 경제원칙을 정착하고 정부는 기업혁신의 장애물을 제거하는 '헬리콥터맘'에서 '빗자루맘'으로 역할을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원장은 기업에는 글로벌 트렌드가 돈 '창의성'에 주목해 그에 맞게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2000년대 일본의 침체는 창의성 영역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한 게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며 "미국 실리콘밸리의 역동성이 미국 경제를 움직이는 큰 축"이라고 말했다. 특히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등이 주목받는 4차산업혁명이 화두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창의성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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