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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선박처리, 英 클락슨이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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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업체에 이익 몰아줘" 산은 매각 주관사 선정 비판

한진해운 선박처리, 英 클락슨이 싹쓸이 산업은행 본사(참고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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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오는 17일 한진해운의 파산선고를 앞두고 국책은행의 뒷처리가 도마에 올랐다. KDB산업은행에 반선된 선박의 매각 주관을 영국계 중개업체 클락슨이 대부분 맡았기 때문이다. 산은은 국가계약법에 따른 입찰 결과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해외 업체를 통해 선박 대부분을 매각한다는 것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클락슨을 주관사로 컨테이너선 2척과 벌크선 8척 등 선박 10척에 대한 매각을 진행 중이다.


산은은 오는 21일까지 나용선, 정기용선 등 대선 또는 매입 희망자를 대상으로 입찰 의향서를 받기로 했다. 나용선은 특수목적법인(SPC)이 해운사(선사)에 배를 빌려주는 것으로, 해운사는 중고선 매각과 선가하락 등 리스크를 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 정기용선은 선박 운항에 필요한 인력 등을 갖춘 선박의 사용권만을 빌리는 계약이다.

산은은 이번에 매각하는 선박 10척 이외에 해외 대주단 지분이 있는 6척도 매각할 계획이다. 이 역시 클락슨이 매각 주관사를 맡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한진해운 소속 선박 5척을 대한해운과 매각 협의중이다. 또 BNP파리바은행 등 해외 대주단 지분이 있는 12척에 대한 매각작업도 서두르고 있다. 수은은 2~3월 내 총 17척에 대한 매각작업을 끝낼 방침이다. 매각주관사 역시 클락슨이 유력하다.


수은은 앞서 지난해 10월 4척의 선박을 매각할 당시 클락슨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


업계에선 채권단 소유 한진해운 선박 대부분이 해외 업체를 통해 매각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투자은행(IB) 한 관계자는 "선박 매매시 중개수수료는 판매가의 1%로 외국계 중개업체가 매각주관사를 맡게 되면 사실상 국부유출"이라고 우려했다.


클락슨이 국책은행 등 채권단이 희망하는 조기매각을 추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또다른 투자은행 관계자는 "시세가 떨어진 상황에서 선박을 팔면 손해라는 점을 내세워 클락슨이 우선협상자로 정기용선 목적의 입찰자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임대료의 1.25%를 운용수수료로 받을 수 있으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진해운 정리절차에서 엉뚱하게 해외 업체가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봉기 선주협회 상무는 "국책은행이 해외 중개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며 "중고선박 매매는 선박건조와 운항, 하역 등과 함께 해운산업의 고유한 첨단 노하우라는 것을 채권단이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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