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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반도체 인수' 최태원 회장이 넘어야 할 걸림돌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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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존심 반도체, 한국기업 인수 정서적 걸림돌
-일본에 대한 외국기업투자 법적·제도적 제약
-도시바, 반도체 사업 접는다?…일부 지분 매각 이후 재투자 변수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지분 인수라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3가지 걸림돌이 눈앞에 놓였다.

일본 반도체 자존심을 한국 기업에 넘겨야 하느냐는 정서적 장벽, 일본 투자를 둘러싼 법적·제도적인 제약, 회사 매각이 아닌 지분 참여의 한계 등이다. 무엇보다도 '승자의 경험'은 최 회장의 최대 장점이다. 2011년 하이닉스 인수 때도 위험부담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 회장은 과감한 선택으로 인수에 성공했고 SK하이닉스를 그룹 성장의 한 축으로 키워냈다. 이번에도 성공 드라마를 쓴다면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반도체 강자 자리를 확보하고 SK그룹의 미래를 책임지는 기반을 닦을 수 있다.

'도시바 반도체 인수' 최태원 회장이 넘어야 할 걸림돌 3가지 최태원 SK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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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존심, 정서적 장벽=문제는 SK하이닉스가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도시바는 낸드플래시 원조 기업이자 일본 반도체의 자존심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도시바는 지난해 3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 19.8%로 글로벌 2위 기업이다. 삼성전자가 36.6%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2012년 이전까지 1위를 달리던 도시바는 한국 기업에 뒤졌다는 점에서 자존심이 상한 상태다. 설상가상 도시바는 원전사업 실패에 따라 7000억엔대의 손실을 기록한 뒤 영업이익 저수지 역할을 하던 반도체(낸드플래시) 사업 분사를 결정했다.


도시바는 분사 이후 지분 19.9%를 매각해 확보한 자금으로 반도체 사업 투자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이르면 이달 말 우선협상대상자가 발표된다. 이번 도시바 지분 입찰에는 SK하이닉스와 함께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마이크론, 대만 홍하이 등 10여개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제조업의 자존심이라는 샤프 인수전 때도 삼성전자가 아닌 대만의 훙하이가 선택됐다"면서 "한국 기업의 지분 인수에 대한 일본 내 정서적 거부감이 변수"라고 말했다.


◆일본 투자 법적제약 없나=KOTRA에 따르면 한국이 세계에 투자한 금액 중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1.8%에 불과하다. 이웃나라 일본에 대한 투자가 미약한 이유는 아시아 거점시장으로서의 경쟁력 약화도 원인이지만 법적·제도적 제약도 중요한 요인이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지분 투자를 넘어 사업 인수까지 구상하고 있다면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일본은 외국 기업 투자를 장려하면서도 다양한 경로로 투자를 제약하는 견제 장치를 두고 있다. 일본 정부가 정한 일부 업종은 투자 이전에 사전신고를 하거나 사전허가를 받아야 한다.


KOTRA 관계자는 "2008년 영국계 펀드인 TCI가 일본의 J파워(일본 전력개발)에 대한 투자비율을 증액하고자 승인을 신청했는데 일본 정부가 공공질서 저해를 우려해 투자에 대한 증액중지를 지시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하이닉스에 대한 일본 정부의 제약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도시바 반도체 인수' 최태원 회장이 넘어야 할 걸림돌 3가지


◆도시바 사업 매각이 아닌 지분 거래=도시바는 반도체 사업을 접는 게 아니라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도시바가 지분을 매각해 확보한 자금으로 반도체 기술력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며 "도시바 지분 인수를 도시바 반도체의 몰락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지분 인수를 통해 도시바 기술력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을 노리고 있지만 그 효과가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지분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글로벌 1위인 삼성전자를 당장 따라잡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재계 관계자는 "지분 인수에 성공하기까지 여러 난관이 있지만 지분을 인수하더라도 SK하이닉스가 노리는 성과를 누리기에는 장애가 있다"며 "이런 리스크를 고려해서 인수전에 나서야만 최태원 회장의 반도체 승부수가 시장에서 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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