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의 드릴쉽 운영 입찰이 암울했던 해양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과는 알 수 없지만 4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해 드릴쉽 운영사를 찾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은 지난 2년간 최악으로 치달았던 드릴쉽 시장에 분명한 변화"라며 "만약 이번 입찰에서 소유권 매각도 이뤄진다면 해양시장에 큰 변화를 예고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소난골이 2013년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한 드릴쉽 2척(12억달러)의 당초 인도시기는 2016년 6~7월이었지만, 인도가 3차례 연기되며 건조대금의 80%인 1조원의 회수를 못하고 있다. 보증을 약속했던 노르웨이 수출보증공사(GIEK, 6.2억 달러 보증)가 브라질 투자손실로 자금여력이 축소되며 도중에 이탈했고 소난골 역시 재정여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소난골 드릴쉽은 해양시장의 악화를 상징하는 프로젝트였다.
현재 산업은행과 대우조선, 소난골로 구성된 컨소시움이 드릴쉽 소유권을 갖고 있다. 즉, 대우조선과 국책은행이 자본을 투자해 소난골에 인도대금을 차입해 주는 구조다. 국책은행은 소난골이 시추할 원 유를 담보로 설정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소난골이 보유한 유전의 원유 생산여부나 생산까지의 시기가 불확실하므로 완전한 방법은 아니다.
이 연구원은 "드릴쉽은 용선 전에 전문 운영사를 선정하는데 운영사가 선정되면 소난골 드릴쉽이 인도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면서 "이번 입찰에 운영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곳은 노르웨이 선사인데 인수자의 입찰조건이 드릴쉽의 소유권과 운영권을 모두 가져가는 구조라면 더 이상 국책은행과 대우 조선은 자금 회수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운영권 매각에 그친다면 국책은행과 대우조선 컨소 시움은 유지되고, 잔금 회수를 위해 소난골과 보증문제를 해결해야 된다.
2012~2013년 수주한 시추설비의 인도가 지연되며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2~3조원의 현 금차질에 시달렸다. 삼성중공업은 2020년까지 7척의 드릴쉽 인도가 예정돼 있으며 2015~2016년 5 척의 드릴쉽 인도가 지연된 것이 유상증자의 주요인이었다. 올해 인도가 예정된 3척의 드릴쉽은 재 차 지연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지만 이를 감안해도 최소 1.6조원의 현금흐름 (+)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 미용선 상태의 드릴쉽이 많아서 아직 시추설비의 발주는 기대할 수 없지만 지연된 드릴쉽이 인도된다면 조선사의 유동성에 매우 긍정적"이라면서 " 비용 효용성이 높고 경제적 유가수준이 낮은 프로 젝트 위주로 점차 투자사이이 전환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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