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 해 예산 절반에 이르는 삼성전자 매출…특검 변수, 삼성 브랜드 가치도 악영향 불가피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한해 매출 200조원, 시가총액 300조원의 삼성전자가 멈춰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는 삼성전자는 물론 삼성그룹 전반, 나아가 한국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최대 악재가 되고 말았다.
16일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우리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이번 영장 청구로 인해 엄청난 파장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는 삼성이 갖는 '숫자의 가치'로서의 위력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삼성전자의 2015년 매출은 200조 6535억원에 이른다. 2016년 매출액은 아직 확정 발표되지 않았지만 200조원 안팎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회가 지난해 12월3일 통과시킨 2017년도 정부의 예산 규모는 400조 5000억원이다. 삼성전자라는 한 기업의 연 매출액은 정부의 한 해 예산의 절반에 이르는 규모다. 한국경제에서 삼성이 지니는 상징성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주식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16일 오후 현재 삼성전자의 주식 시가총액은 250조원이 넘는다. 삼성전자 우선주도 29조원이 넘는다. 주식시장 변동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삼성전자+삼성전자 우선주' 시가 총액은 300조원을 넘나들 정도이다.
시가총액 2~3위권을 달리는 SK하이닉스와 현대자동차 주식은 각각 35조원, 33조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삼성전자가 주식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가늠할 수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삼성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상황을 맞이했다. 그룹 총수가 구속되는 상황이 현실이 될 경우 삼성은 핵심 사업과 투자 모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삼성의 투자와 사업 추진이 위축될 경우 이는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시그널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삼성은 지난해 1만400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올해도 이와 유사한 규모의 신규 채용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재용 변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는 두고 볼 일이다.
2015년 기준으로 한국 기업들이 보유한 자산은 4204조원에 이르는데 삼성의 자산은 전체 기업의 7.24%를 차지한다. 삼성은 국내는 물론 미국의 애플, 일본의 소니 등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는 기업이다.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외국 언론과 기업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은 지난해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2016년 '글로벌 100대 브랜드' 평가에서 2015년보다 14% 상승한 518억 달러(약 58조원)를 기록했다. 삼성이라는 기업 자체가 천문학적인 브랜드 가치를 지녔다는 얘기다.
최순실 사태로 촉발된 위기는 삼성의 브랜드 가치에도 악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특검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기업 하나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것은 대단히 불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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