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에 연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거취는 해외에서도 큰 관심사다. 이 부회장이 구속 기소될 경우 삼성전자는 물론 그룹 전체가 실질적인 경영 공백을 맞는 데다 '삼성' 브랜드 이미지 실추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 대기업의 불투명한 지배 구조를 개혁하는 데 긍정적일 수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주요 외신들은 이 부회장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피의자 신분으로 특별검사팀의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며 기소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중국신문망 등 중국 언론은 16일(현지시간) 특검에서 이 부회장의 범죄 혐의를 이미 입증했으며 기소 가능성이 높지만 한국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을 고려하는 탓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검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 처리를 놓고 결정을 유보한 상황을 설명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의 주요 경영진이 체포되면 대형 인수·합병(M&A) 등 중요한 경영 전략의 입안이나 실행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도 최소한 올해 연말까지는 대규모 M&A 결정을 미뤄야 할 것이라면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입원으로 인한 경영 공백에 더해 또 하나의 거대한 충격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CNN머니는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보다 이 부회장의 정치 스캔들 연루가 삼성의 글로벌 이미지를 더 실추시켰다고 지적했다.
외신들은 이번 사태가 삼성가의 경영권 승계와 지배 구조 개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에도 주목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최순실 스캔들'이 한국 대기업의 지배 구조를 보다 투명하게 바꾸기 위한 개혁을 촉진할 것이라며 글로벌 투자자 사이에서 한국의 입지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니혼게이자이는 지주회사 전환을 골자로 한 삼성그룹의 지배 구조 개혁이 상당히 지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으며 블룸버그 통신은 "이 부회장의 승계 능력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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