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대일 무역적자를 비판하자, 일본 경제계가 당혹감을 표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미무라 아키오(三村明夫) 일본 상공회의소 회장은 12일 기자회견에서 "모든 나라와의 무역 불균형을 시정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라고 반문하며,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 수준에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마다 강점을 갖는 산업부문이 서로 다른 만큼 "(상대국에 따라서는) 무역적자가 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11일(현지시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자는 일본을 두 차례나 언급하며 멕시코ㆍ중국과 함께 무역 불균형의 주요 대상국으로 꼽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의 대변인 격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까지 나서서 일본 기업들의 대미 투자액을 강조하고 나섰다.
트럼프 당선자가 취임 후 대대적인 무역 불균형 개선에 나설 것을 우려한 것이다. 기타야마 데이스케(北山禎介) 미쓰이스미토모은행 회장 역시 이날 미일 무역불균형에 대해 "과거의 무역마찰과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가 과도하게 발생했던 1980년대와 달리, 지금은 일본이 미국에 투자해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 내에서도 트럼프 당선자의 미일 무역불균형론에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일본산 차가 미국 기업을 위협하고 있다고 (트럼프는) 주장하지만, 일본 업체들은 현지 생산을 진행하고 있어 현 상황에는 맞지 않는 말"이라며 "미국이 해외에서 수입하는 자동차 부품의 세금 부담을 늘릴 경우 현지생산도 힘들어진다는 것을 과연 이해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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