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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 계란의 비밀

시계아이콘01분 27초 소요

'계란'과 관련해 아는 사람은 다 알고 모르는 사람은 전혀 모르는 얘기. 대란, 특란, 왕란 중 가장 큰 계란은? 누군가는 1초 만에 정답을 말할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는 아무리 생각해도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일 수 있다.


 계란은 중량에 따라 왕란, 특란, 대란으로 구분되는데 이름만 놓고 보면 어떤 게 큰 계란인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계란을 살 때마다 고민하는 이들이 있다.

 계란 한판 가격을 비교해 값이 저렴한 제품을 사는 방법도 있지만, 값이 싸다고 좋은 선택은 아니다. 품질과 크기를 꼼꼼히 따져서 계란을 사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새로 구입한 계란 하나를 깨서 계란 프라이를 해먹으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평소보다 왠지 양이 적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십중팔구 해당 계란은 '대란'이다.


 대란은 특란이나 왕란보다 크기도 작고 가격도 저렴하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왕란은 68g 이상, 특란은 60g 이상~68g 미만, 대란은 52g 이상~60g 미만이다.
 등급 판정 계란 중 70% 정도는 특란이다. 보통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계란의 상당수는 특란이라는 얘기다. 대란은 28% 수준이고, 왕란은 1% 안팎에 불과하다. 계란에도 소고기처럼 '1+'와 같은 등급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계란은 1+등급, 1등급, 2등급, 3등급으로 품질에 따라 분류된다. 마트에서 계란을 살 때마다 가격은 물론 등급을 꼼꼼히 살펴보면 좋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조사 결과, 등급 판정 계란 중 93.5%는 1+등급이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계란 소비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1인당 연간 계란 소비량이 220~230개에 이른다. 자신이 알게 모르게 많은 양의 계란을 먹고 있다는 얘기다. 계란찜이나 계란말이와 같은 음식은 물론이고, 카스텔라, 롤케이크와 같은 빵 종류에도 계란이 많이 들어간다.


 계란은 마트에 가면 언제나 살 수 있는 훌륭한 음식 재료였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계란 한판 가격은 7000~8000원까지 올랐고, 심지어 1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돈이 있다고 마음껏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대형마트에 가면 15개 또는 30개가 들어 있는 계란 한 상자씩만 살 수 있도록 제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마저도 일찍 판매가 완료돼 오후 늦게 마트에 가면 계란 자체를 구경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평소 즐겨 먹던 계란 프라이나 계란찜을 덜 먹는 방법으로 버틸 수도 있겠지만, 상황은 그리 간단치 않다.


 설(1월28일) 연휴에는 명절 음식 장면을 위해 계란 소비가 급증할 수밖에 없다. 계란 품귀 현상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명절 음식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부랴부랴 계란 수입에 나섰지만, 섣부르고 위험한 결정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정유년(丁酉年)', 닭의 기운을 받아 힘차게 한 해를 열어가야 하는데 계란 하나도 마음 편하게 먹기 어려운 우울한 정초(正初)를 맞이하고 있다.
  
 류정민 산업부 차장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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