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성태 전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장,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 선임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노성태 전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장이 4일 우리은행 임시이사회를 통해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노 의장은 우리은행 과점주주인 한화생명이 추천한 사외이사다. 1946년생으로 사외이사 가운데 최고 연장자다. 나이 순으로 이사회 의장을 맡는 관행대로 이날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의장으로 추대됐다.
노 의장은 부산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하버드대학원 경제학 석ㆍ박사 출신이다. 한국은행 조사제1부 조사역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조정실장,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장 등을 역임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의 한국경제연구원장을 3년간 지내기도 하는 등 국내 민간경제연구소를 거의 다 거친 경제계의 석학이다. 2004년에는 우리금융지주의 사외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노 의장은 이번 우리은행 이사회의장으로 선출되면서 다시 현업으로 복귀한 셈이 됐다. 노 의장은 2007년부터 6년간 대한생명(지금의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장을 지낸 것을 마지막으로 한화생명 경제연구원 고문으로 재직해왔다.
그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우리은행 이사회가 향후 우리은행 지배구조의 키를 쥐고 있기 때문. 특히 우리은행장 추천 등 굵직한 이슈에서 사외이사들을 중심으로 한 이사회는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정부는 민영화의 의지를 재확인한다는 차원에서 임원추천위원회에 아예 예보 추천 이사를 두지 않기로 했다.
당장 차기 행장을 뽑는 일부터 이사회가 해야 한다. 차기 행장은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통해 선출되는데 임추위는 이사회 의장을 포함한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 5명으로만 꾸려진다. 양쪽 후보에 균등하게 표가 몰릴 경우 노 의장이 일종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
노 의장은 우리은행의 사외이사로 내정된 후 지인들에게 "지주회사 체제에 공감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구 행장이 추진하는 지주회사 방안에도 탄력이 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우리은행이 앞으론 종합금융그룹으로서 금융지주사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하겠다는 의미다. 우리은행은 과거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보험사, 지방은행 등의 계열사와 함께 우리금융지주 체제를 유지했지만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DGB생명) 등 계열사들을 분리 매각했다.
다양한 주주간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도 노 의장의 핵심과제다. 우리은행의 과점주주는 증권사 2곳, 생보사 2곳, 자산운용사 2곳, 사모펀드 1곳 등 총 7곳으로 구성돼 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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