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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눈]올해도 천사는 소리없이 다녀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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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 밝히기 마다하고 매년 온정의 손길 내미는 그들…'자수성가' 후 이웃사랑 공통점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현직 대통령의 비선실세 논란으로 온 나라가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수개월째 혼란이 지속되다 보니 연말 온정의 손길도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포함된 연말은 기부금이 집중되는 시기임에도 구세군과 사랑의 열매 등 각종 자선단체는 목표 모금액을 채우지 못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경기가 나쁘고 시국이 어지러워 온정의 손길이 줄었다고 하지만 세상에는 여전히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연말을 맞아 널리 알려진 얼굴 없는 천사들을 알아봤습니다. 천사들의 신분은 노출되지 않고 있지만 그들의 선행만큼은 세상에 널리 알려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주, 제천, 대구 등 전국 곳곳에 익명의 기부자 줄이어


2000년부터 전라북도 전주시 노송동에서 16년째 기부를 이어오고 있는 익명의 기부자는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얼굴 없는 천사입니다.


전주 얼굴 없는 천사는 2000년 4월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노송동사무소에 기부한 이후 작년까지 16년 동안 매년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기부를 해오고 있습니다.


기부금액은 지속적으로 커져 지난해 12월30일에는 5033만9810원을 기부했으며 지금까지 그가 기부한 돈은 약 4억4700만원 상당입니다.


그가 얼굴 없는 천사로 불리게 된 까닭은 좋은 일을 하면서도 한사코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성품 때문입니다. 그는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동사무소 인근 특정 장소에 돈을 가져다 두고 동사무소에 전화해 돈을 가져가라고 하는 방식으로 기부를 해오고 있습니다.

[뉴스의눈]올해도 천사는 소리없이 다녀갑니다 전주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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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종류도 5만원권 다발부터 돼지저금통 안에 든 동전까지 다양합니다. 전주 얼굴없는 천사의 선행은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졌고 전주시는 그의 뜻을 기리고 아름다운 기부문화가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노송동주민센터에 '얼굴 없는 천사의 비'를 세웠습니다.


올해도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조만간 그가 동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기부금을 가져가라고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충청북도 제천에도 14년째 기부를 이어가는 얼굴 없는 천사가 있습니다. 제천시에 따르면 한 익명의 기부자는 지난 8일 시청 사회복지과 사무실에 1만8500장의 연탄 보관증이 들어있는 편지를 맡겼습니다.


편지에는 "올겨울도 많이 춥다네요. 따뜻한 겨울이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적혀있었습니다. 제천시는 기증받은 연탄을 저소득 소외 계층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구광역시에는 대를 이어 기부하는 키다리 아저씨 집안이 있습니다. 대구 키다리 아저씨는 2003년부터 불우이웃을 위해 매년 수천만원 규모의 쌀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한사코 이름을 밝히길 거부하는 그의 선행을 기리기 위해 대구 시민들은 그를 키다리 아저씨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키다리 아저씨는 노환으로 2014년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선행은 자녀들을 통해 이어지고 있습니다. 키다리 아저씨의 자식들은 아버지의 뜻을 이어 받아 지난 9월 대구 수성구에 10kg짜리 쌀 2000포대(4600만 원 상당)를 기부했습니다.

[뉴스의눈]올해도 천사는 소리없이 다녀갑니다 대구 키다리아저씨


◆얼굴 없는 천사들 대부분 자수성가 “쓸거 줄여가며 기부”


전국적으로 크게 알려진 대표 사례들을 기사에 넣었지만 얼굴 없는 천사는 전국 곳곳에 퍼져 있습니다. 다만 이들처럼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뿐이죠.


얼굴 없는 천사들은 공통점도 몇가지 있습니다. 일단 가장 큰 공통점은 신분 노출을 굉장히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입니다. 남을 돕는데 굳이 이름을 알릴 이유가 없어서인 것이겠죠.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옛말처럼 말이죠.


대규모 기부 사실이 주변인들에게 알려지면 칭찬도 받겠지만 추가적인 도움을 바라는 사람들이 감당못할 정도로 늘어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이들이 엄청난 부자가 아니며 자수성가 한 분들이라는 것도 공통점이라고 합니다. 대구 키다리아저씨의 경우 이북이 고향인데 1·4후퇴 때 남쪽으로 내려와 서문시장에서 옷감 도매로 자수성가한 분이라고 합니다. 한때 불로 인해 점포가 소실되는 아픔도 겪었지만 주변 도움으로 재기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2011년부터 매년 1억원이라는 거금을 익명으로 기부해오다 지난해 우연치 않은 계기로 기부 사실이 알려지게된 서울 신월동 얼굴 없는 천사 이상락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건축자재 소매업을 하는 이 씨는 10대시절 시골에서 서울로 무일푼으로 상경해 막노동부터 중동 건설일까지 힘들게 돈을 벌었다고 합니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기부라는 것이 꼭 돈이 많고 여유가 있어서 하는 것보다는 평소에 쓰는 것을 조금씩 줄여가면서 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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