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 과음, 낙상으로 인한 손목·고관절 부상 주의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한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은 각종 모임이 개최되는 송년회의 달이다. 최근에는 연극·영화관람 등 각종 문화 행사로 송년회를 대체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직까지 대세는 술이다. 술과 함께 올 한해 힘든 일을 떨쳐버리는 것은 송년회의 가장 큰 묘미 중 하나다.

문제는 과음이다. 분위기에 취해 한두 잔 마시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적정량 이상의 과음을 하게 된다. 알코올은 뇌세포를 손상시켜 다양한 신체기능을 저하시키는데 특히 운동기능이나 평형감각 저하는 낙상으로 인해 골절과 같은 2차 부상이 발생할 수 있어 큰 주의가 필요하다.

음주낙상이 위험한 이유는 평소보다 공감감각이 떨어져 대처능력이 급격히 저하되는데 있다. 술에 취해 앞으로 넘어지면 손목, 팔꿈치, 무릎을 다치기 일쑤고, 뒤로 넘어지면 고관절 부상이나 허리 부상 등 거동에 제약을 주는 부상을 입기 쉽다.

특히 겨울철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눈과 빙판은 과음을 한 사람들에게는 블랙홀과 같다. 보통 눈·빙판과 같은 미끄러운 곳에서 낙상사고를 당하면 넘어지면서 바닥을 손으로 짚어 손목에 큰 충격을 가하게 되고, 엉덩방아를 찧게 되면서 고관절뿐만 아니라 척추까지 손상을 입어 척추 압박골절로 이어진다.

부천 하이병원 이유상 소장은 “음주를 하게 되면 체내의 열기가 피부로 빠져나가 추위를 느끼게 된다. 특히 요즘과 같은 낮은 기온은 척추관절 유동성이 상당히 떨어져 있어 사소한 충격에서 골절을 당하기 쉽다. 음주 낙상을 당했을 경우 통증 여부와 관계없이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골절은 아니지만 낙상 후 빨갛게 부상부위가 부어오르면 대개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인대와 근육 손상을 의심해야 한다. 얼음주머니를 마른 주머니에 감싸서 붓기를 감소시키고 더불어 안정을 취해야 한다. 하지만 부어오른 증상이 가라앉지 않으면 즉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잦은 송년회 자리 있는 사람들은 디스크 퇴행을 조심하고 과음을 삼가야한다. 특히 척추 질환을 앓았던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각별히 더 조심해야 하고, 술을 마신 상태에서 스크린 골프, 야구 스윙 등 편측운동을 하는 것도 절대 삼가야한다.

우리 몸이 알코올을 해독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단백질을 소비하게 되는데, 이때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로 향하는 단백질의 양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근육과 인대가 물렁해지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반복적인 편측 운동 시 발생되는 순간압력이 술로 인해 무력해진 허리근육을 강타해 부상당할 위험이 커진다.

과음을 하게 되면 스스로 자신의 몸을 통제하기 쉬지 않다. 알코올을 섭취하면 균형감각 뿐 아니라 판단력, 공간감각, 시각기능 등 뇌에서 관여하는 모든 감각기능이 저하되게 된다. 주변에 과음을 한 동료가 있으면 항상 주시하고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이동하거나 귀가 시 최대한 술을 깬 상태에서 이동하는 것이 음주낙상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