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 오래된 운동화, 팔자걸음 등 보행장애 유발 위험요소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상당수의 노인들이 보행 장애를 일으킬만한 잠재적 위험요소들에 노출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척추관절 특화 부천하이병원이 60세 이상 노인 126명을 대상으로 현재 보행능력에 대한 기능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노인 4명 중 1명은 무릎통증으로 걸을 때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잘못된 걸음걸이가 원인으로 분석됐다. 병원 측은 신발굽이 닮은 부위를 통해 걸음걸이를 유추해냈다. 조사에 따르면, 가장 많은 56%의 노인들이 주로 신는 신발의 바깥쪽 굽이 닳았다고 응답했다. 이는 팔자걸음을 걷는 사람의 전형적인인 신발굽 형태로, 굽의 바깥쪽 모서리가 지면에 먼저 닿아 마모되기 때문에 발생한다. 팔자걸음은 무릎 관절에 부담을 가하는 대표적인 잘못된 걷기 습관자세로 알려져 있으며, 퇴행성관절염으로 고관절과 무릎관절의 바깥쪽 연골이 손상된 경우에도 팔자로 걷게 된다.
이밖에도 ‘신발굽 안쪽만 닳았다’ 8% , ‘신발 한쪽 굽만 닳는다’ 6%로, 10명 중 7명의 노인들이 걷기자세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게다가 일부 노인들은 무릎통증에도 불구하고 오래걷기를 즐긴다고 답하는 등 걷기에 대한 잘못된 건강상식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노인 13%는 ‘걸을 때 발 통증을 느낀다’고 밝혔다. 병원 분석에 따르면 노인 21%가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고 발 옆에 뼈가 튀어나오는 기형 발인 ‘무지외반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이들 모두 여성 노인이라는 것이다.
부천하이병원 관절센터 이유상 소장은 “무지외반증 비율은 여성이 압도적인데, 발가락 부위에 압박을 주는 구조인 하이힐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하이힐을 장기간 착용하며 앞코의 좁은 공간에 발가락이 모이면서 발가락 변형을 일으키게 된다. 무지외반증 치료는 튀어나온 뼈만 제거하는 방법부터 뼈의 정렬을 바로잡아 완전한 형태로 맞춰주는 절골술 및 골유합 방식이 고려된다”고 말했다.
바른 걸음걸이 자세 이외에도 건강한 걷기를 위해서는 신발선택과 관리도 무척 중요하다. 평상시에는 구두보다는 발 편한 운동화를 신는 것이 낫다.
오래된 운동화는 버려야 한다. 운동화가 닳기 시작하면 쿠션 기능이 떨어지고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이 약해져 근육이나 뼈에 충격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운동화의 정상적인 기능은 보통 1년 이내로 본다. 운동화를 신고 500km정도를 걷는 기간이다. 잘 신지 않고 신발장에 모셔둬도 쿠션기능은 떨어진다.
이번 설문에서 노인들의 43%는 '평상시 운동화를 즐겨 신는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2명 중 1명은 1년 이상 된 운동화를 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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