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최순실 게이트'로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들의 연말 인사가 지연되면서 현대기아차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예년과 달리 임원 차량 판매가 저조하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신형 그랜저를 출시하고 이달부터 법인 수요 증가를 기대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최대 수요처인 삼성그룹의 인사가 미뤄졌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연말 임원 인사에 따른 신차 수요가 300~400대 정도다. 국내 10대 그룹의 신규 임원 차량 규모는 1000여대 수준으로 연말 수요 증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직급별 차종을 보면 삼성그룹의 경우 상무급이 배기량 3000㏄ 미만에 4000만원대인 차종을 선택할 수 있으며 전무급은 3500㏄ 미만 5000만원대다. 부사장급은 4000㏄ 이하에서, 사장급은 5000cc 대에서 차량을 선택한다. 지난해에는 그랜저 풀체인지 모델 출시를 앞둔 상황이어서 그랜저가 주춤했으나 올해는 신형 그랜저가 출시된 만큼 적지 않은 수요가 신형 그랜저에 몰릴 것으로 기대가 됐다. 이에 현대차는 삼성그룹 임원들을 위한 신형 그랜저 패키지도 마련했다. 임원 선택 기준에 맞춰 일부 고급 옵션을 추가했다.
지난해 그랜저가 주춤한 사이 임원들의 지지를 받았던 기아차 K7은 이달 K7 하이브리드를 출시하고 LG그룹을 공략하고 있다. 인사가 이뤄진 LG그룹의 경우 임원들에게 LG화학 배터리가 장착된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그룹 인사가 지연되고 있어서 현대기아차는 아쉬워하고 있다.
인사가 지연되는 것보다 더 걱정인 것은 혹시 인사폭이 예년에 비해 줄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임원수가 줄거나 할 경우 수요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인사가 미뤄지는 것은 있던 수요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그대로 이월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라며 "다만 인사폭이 줄면서 임원수가 감소한다면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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