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 경기가 건설업 개선에도 점차 둔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KDI는 7일 경제동향 12월호에서 "최근 건설투자가 양호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으나 여타 부문이 부진하면서 경기가 점차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민간소비 증가세가 약화되는 가운데 투자는 건설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으나, 설비투자는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10월 전산업생산이 전월(1.3%)보다 높은 전년 동월 대비 2.0%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경기흐름과 연관성이 낮은 건설업이 개선된 데 주로 기인한다"고 해석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광공업생산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월(100.9)보다 낮은 100.6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또 소비 관련 서비스업이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소매판매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소비자심리지수도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민간소비 회복세가 약화되고 있다.
KDI는 "10월 소매판매액은 비내구재를 중심으로 소폭 증가했으나 전년 동월 대비 2.3%의 낮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민간소비 회복세가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며 "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큰 폭으로 하락해 경제주체들의 부정적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건설투자가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설비투자는 운송장비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감소했다.
10월 설비투자지수는 운송장비(-17.1%)가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기계류(1.5%) 증가세도 둔화되면서 전년동월대비 4.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0.3%까지 하락했으며 11월 이후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 국내 정치 혼란 등 기업투자와 관련된 대내외 여건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KDI는 수출 증가세가 낮은 수준에 정체되고 제조업생산과 취업자 수는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하며 경기 부진을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KDI는 "11월 수출은 조업일수가 확대되면서 증가로 전환됐지만 물량 기준으로는 여전히 부진하다"며 "제조업을 중심으로 상용직 취업자 증가폭이 축소된 반면 비임금근로자 증가폭은 확대되면서 고용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경제와 관련해서는 비교적 완만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미국 대선 이후 하방 위험은 확대된 것으로 판단했다.
KDI는 "선진국은 미국이 부진에서 반등했으나 유로존은 소비와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경제 전반이 미약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며 "신흥국은 중국과 일부 자원수출국 선행지표가 완만하게 상승하지만 내수 관련 지표와 수출 부진으로 실물경기 둔화는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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