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송구홍 운영총괄(48)이 지난 1일 단장에 선임됐다. 국내 프로야구 선수 출신으로는 네 번째, 대학 때까지 선수로 뛴 김태룡 두산 베어스 단장까지 포함하면 선수 출신 단장은 송 단장이 다섯 번째다.
야구인들은 선수 출신 단장이 속속 나오는 데 대해 환영 일색이다. 현장에서는 선수 출신 단장의 등장을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본다. 프런트 야구가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박노준 우석대학교 교수(54)는 지난 2008년 넥센 히어로즈에서 단장을 맡아 선수 출신 1호가 됐다. 그는 "미국에서는 이미 대세다. 선수 출신들이 단장을 하면서 팀도 강팀이 되고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서 선수 출신 단장이 늘고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경영이나 마케팅·홍보 등은 일반 그룹에서 온 사람들이 맡아도 선수·코칭스태프 선발, 선수 트레이드 등 야구단 운영은 선수 출신 단장들이 맡을 것"이라고 했다.
태생적으로 대기업들이 야구단을 운영했던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다른 계열사에서 일을 하던 야구와 무관한 기업인들이 단장을 맡는 경우가 많았다. 이광환 한국야구위원회(KBO) 육성위원장(68)은 "이제야 구단들이 조금씩 눈을 뜬 느낌이다. 야구를 아는 사람들이 단장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광환 육성위원장은 송구홍 신임 단장이 LG에서 선수로 뛸 때 감독을 지냈다. 이 위원장은 송 단장에 대해 "몸을 아끼지 않고 아주 열정적으로 했던 허슬 플레이어"였다며 "워낙 열심히 해서 선수 생활 때처럼만 하면 단장으로서도 성공할 것"이라고 했다.
송 단장을 잘 아는 지인들은 모두 송 단장의 강점으로 소통능력을 꼽았다. LG에서 함께 선수 생활력 한 김동수 LG 2군 감독(48)은 "선수 때도 그랬고 운영총괄을 할 때도 그렇고 소통을 잘 했다. 선수들하고 코칭 스태프하고 얘기를 많이 했다. LG 구단 운영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광환 위원장도 "성격이 좋아 선수들이 다 좋아했다"고 했다.
송구홍 단장은 1991년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해 1992년 타율 0.304와 20-20(20홈런-20도루)을 달성, 3루수 골든글러브를 획득하며 많은 인기를 누렸다. 해태와 쌍방울에서 선수 생활을 한 뒤 2002년 은퇴해 LG에서 수비, 주루 코치로 10년을 지내다 프런트로 변신해 운영팀장, 운영총괄로 일해왔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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