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사(史)'는 역동적이다. 박 대통령은 한때 '지지율의 여왕'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30%를 전후한 콘크리트 지지층은 굳건했다. 취임 후 64.7%까지 지지율이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에 얽힌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4%까지 추락했다. 게다가 지지율 추락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박 대통령의 시작은 55%에 육박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013년 3월4일 발표한 여론조사(2월25∼28일·2000명·표본오차 95%·신뢰수준 ±2.19%포인트)에서 취임 첫 주 국정수행 지지도는 54.8%로 조사됐다. 대선에서의 득표율인 51.6% 보다 높은 지지율로 임기를 시작한 것이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한동안 50∼60% 지지율을 유지했다. 다만 임기 초 부실 인사검증 논란이 불거지면서 45%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당시 총리 및 장차관급 후보자 6명이 도덕성 문제 등으로 연달아 낙마했다. 이에 허태열 대통령비서실장이 대변인을 통해 사과 성명을 발표했지만 '17초 대독 사과' 논란에 휩싸여 오히려 역풍을 불러 일으켰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2014년 4월3주차엔 65%에 근접할 정도로 지지율이 치솟았다. 이때가 바로 박 대통령의 지지율 전성기였다. 리얼미터가 2014년 4월21일 공개한 '4월3주 주간집계(14∼18일·2500명·응답률 5.9%·표본오차 95%·신뢰수준 ±2.0%포인트)'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64.7%였다.
하지만 예고 없이 발생하는 사건·사고에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흔들렸다. 세월호 직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한 달간 약 10%포인트 급락했다. 정쟁과 얽힌 이슈일수록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더욱 위협받았다. '비선실세 국정개입' 논란이 처음으로 불거졌던 2014년 11∼12월 지지율이 처음으로 40% 아래로 내려가 39.7%를 기록했다. 당시 박관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의 '정윤회씨 동향 문건'으로 촉발된 비선 실세 논란이 전직 장관의 폭로전까지 얹어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주목할 점은 세간을 뒤흔든 어떤 사건에도 지지율 30%대는 절대 붕괴되지 않았단 것이다. 세월호와 십상시 논란 등에도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접지 않은 이들이 적지 않았다. 대구·경북(TK)과 60세 이상, 새누리당 지지층 등으로 대표되는 이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박 대통령을 응원했다.
그러나 최근 발발한 최순실 게이트로 콘크리트 지지층이 붕괴됐다. 이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를 맴돌고 있다. 역대 대통령 지지율 최저치를 연달아 갈아치우는 진기록을 세우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이 지난 25일 발표한 '11월 4주차 여론조사(22∼24일·1004명·신뢰수준 95%·표본오차 ±3.1%포인트)'에선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4%였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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