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가 불러일으킨 AI 열기… 정작 국내 사업은 타 IT기업들이 활발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구글이 인공지능(AI)을 화두로 던지고 관심을 불러일으켰지만 정작 수익은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 다른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BM은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결 이후 AI '왓슨'을 대대적으로 공개하며 금융, 의료 등 분야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전개해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IBM은 가천대 길병원, 부산대 병원 등 지역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왓슨을 이용한 환자 진료 및 치료 서비스 도입하고 있다. 전국적인 유명 대형 병원으로 환자들이 쏠리며 소외받던 지역 거점 병원들이 AI 기술을 이용해 차별화된 의료 서비스로 반등을 꾀하고자 하는 의도와 맞물린 결과다. 이들 외에도 지역 빅3 거점 병원인 충남대, 전북대 병원 등도 AI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국내 대형 유통업체와도 왓슨 도입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며, 금융권에서도 왓슨을 활용해 콜센터 업무에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또한 왓슨과 클라우드 비디오 서비스를 결합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왓슨이 시청자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취향을 분석, 적절한 마케팅 전략을 제안하는 서비스다. 국내 주요 방송사 및 엔터테인먼트 기업 등이 현재 일부 기능을 이용하고 있다. 왓슨의 한국어 학습이 끝나는 대로 이 같은 서비스를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MS도 AI '코타나'와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를 결합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 MS의 관계자는 "소셜 빅데이터 분석 및 예측 정보를 포함한 MCN 매니지먼트 서비스. 자동차 및 엘리베이터 부품을 포함한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했다"며 "알파고로 인해 촉발된 AI 붐이 호재로 작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구글은 AI로 인한 직접적인 성과가 주춤한 상태다. AI를 활용하기 위한 클라우드 분야의 사업이 국내에선 아직까지 활발히 전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사업의 핵심인 데이터센터가 아직 마련되지 않은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IBM, MS,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들은 이미 모두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알파고 때문에 증폭된 AI에 대한 관심의 혜택이 다른 클라우드 IT 기업들에게 돌아간 측면이 확실히 있다"며 "다만 최신 AI 기술을 이끌고 있다는 이미지를 확보하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장기적으로 구글에게 이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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