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의 대선 이후 첫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의장의 의회 연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옐런 의장은 17일(현지시간) 상하원 합동 경제위원회에 출석해 미국의 경제상황과 통화정책 방향 등에 대해 견해를 밝힐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옐런 의장의 사퇴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의 가장 큰 관심 역시 미국 대선 결과와 트럼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옐런 의장의 코멘트다. 다만 옐런이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구체적 발언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옐런 의장의 경기인식과 이에 따른 다음달 금리인상 가능성 힌트를 엿보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레이먼드 제임스 파이낸셜의 스콧 브라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옐런은 상당히 외교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면서 "Fed는 현 시점에서 간섭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17명의 지역 연은 총재들 중 9명이 공개석상에서 발언을 했고 이들 모두 1월에 들어설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와 재정확대 정책에 대해 쏟아지는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이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며 세부 답변은 피했다. 일부는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펴면 중앙은행 금리정책에 더 많은 유연성이 확보될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강연에서 "현명한 세금 정책과 다른 재정 정책들은 성장 촉진에 중요하다"면서 "통화정책만으로는 경제를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옐런의 경기인식은 생각보다 매파적일 수 있다. 상반기 부진을 딛고 3분기 성장률이 선방한데다 실업률은 5%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인플레이션 역시 Fed 목표치를 향해 가고 있다.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실어주는 발언은 다음달 금리인상을 예정대로 단행할 것이란 전망을 확산시킬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선물 시장은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0.6%로 반영하고 있다.
의회 증언에서는 Fed의 독립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공화당은 지난 수년간 Fed의 구성방식을 바꾸고 의회의 감독권을 강화는 등의 내용이 담긴 중앙은행 개혁안을 내놨지만 번번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반대에 직면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오마이르 셰리프 선임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옐런은 과거에 대답했던 대로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재량권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반복할 것"이라면서 "사임을 놓고 거취에 대한 질문도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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