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대선 전부터 ‘트럼프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표했지만 트럼프 당선 이후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세를 회복하는 모습이다.
트럼프의 인프라 투자 등 재정확대 정책 덕분에 미국 증시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신흥국 증시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고, 이탈리아 개헌 국민투표,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부 등의 대외 이슈가 변동성 장세를 부추기고 있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미국 대선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트럼프 영향력 아래에 놓이며 차별화가 심화되는 모양새다. 경제지표 호조와 트럼프 당선자의 인프라 투자확대 기대감에 힘입어 랠리가 진행되고 있는 미국 증시와 달리 신흥국 시장은 채권금리 급등과 외환 변동성 확대, 그리고 외국인 자금 이탈이 맞물리며 금융시장 내 급격한 변동성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EMBI스프레드는 일주일 만에 57bp 가량 급등했고, 선진국 대비 상대수익률이 13%를 웃돌았던 신흥국 증시는 연간 상승폭의 대부분을 반납한 상황이다.
대외 변동성 요인들이 지속적으로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내부 정치적 리스크 역시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단기간 내에 코스피가 반등 동력을 확보하기는 여의치 않아 보인다. 연기금 투자 확대 등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탄력적인 매수세 유입으로 수급 불균형이 해소될 여지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 지지선 구축과 빠른 순환매 장세 전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지역/국가별 주식시장 선호도는 미국>신흥국>일본>유럽 순이다. 선진국 중에서는 미국 주식시장이 가장 유망하다. 미국은 경제성장률, 이익 개선 추세에서 가장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AI 등 4차 산업혁명, 자율주행차, 바이오·헬스케어 등 차세대성장산업에서도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이 포진돼 있다.
신흥국 주식시장은 펀더멘털에 따라 차별화가 예상된다. 이익증가율 대비 밸류에이션으로는 한국, 중국, 브라질이 저평가돼 있다. 한국은 펀더멘털 대비 가장 저평가돼 있고, 중국, 브라질도 저평가된 시장이지만 중국은 예측 불가능한 높은 변동성, 브라질은 상품가격에 너무 연동된다는 것이 부담이다.
◆김재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스탠더드 앤 푸어스(S&P)500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선에 당선되며 트럼프 수혜주로 떠오른 섹터 위주로 반등하면서 주간기준 크게 상승마감했다. 금융, 헬스케어, 산업재가 규제완화와 재정지출 확대 등 트럼프 정책의 대표 수혜 섹터로 부각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반대로 보호무역주의를 시행할 경우 해외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는 대형 기술주는 하락했다.
대선 후 첫 일주일은 트럼프 수혜주 대 피해주로 선명하게 나뉘며 시장이 움직였지만 트럼프가 이전과는 다른 유화적이고 타협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실제 정책실현 가능성에 대한 평가가 이어지며 과도하게 반응한 부분은 어느 정도 되돌림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1월 후반 들어서는 12월 금리인상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관망세 속에서 비교적 조용한 움직임이 전망된다.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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