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뉴욕 증시에서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수혜주와 피혜주가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 당선 확정 이후 이틀째인 10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218.19포인트(1.17%) 상승한 1만8807.88로 마감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지수도 4.22포인트(0.20%) 올라선 2167.48로 장을 마쳤다.
이날 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확대 지출정책, 감세정책, 규제완화책에 주목했다. 특히 금융주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규제들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에 급등 연이틀 강세를 보이며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골드만삭스는 4.28%, JP모건 체이스는 4.64% 올랐다.
제약주도 '오바마케어' 폐지와 약가를 시장 경쟁에 맡긴다는 이른바 '트럼프 케어'에 따라 상승했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 기대감에 캐터필러 등 건설, 인프라 관련주도 강세에 동참했다.
다우와 S&P의 선전과 달리 뉴욕 증시 3대 지수 중 하나인 나스닥 지수의 부진했다.
이날 나스닥 종합지수는 42.28포인트(-0.81%) 내려간 5208.80에 장을 종료했다.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은 이날 3.09% 하락했으며 알파벳(구글)도 3.14% 내렸다. 페이스북도 1.93% 내렸으며 S&P 내 기술주들도 1.3% 떨어졌다.
나스닥 부진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정책에 대한 깊은 우려감이 반영됐다. 이민자들이 정보기술(IT) 기업 인력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IT관련 기술 인력 이민이 어려워져 인력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투자업체 시노보스 트러스트의 다니엘 모르간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민은 나스닥 상장 기술 기업들에게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라고 주가 하락 이유를 설명했다.
불법 이민자 투옥 가능성으로 사설 감옥주가 급등한 것도 IT주 부진과 대비됐다.
친환경 정책 후퇴 우려는 전기차 '기린아' 테슬라의 발목을 잡았다. 테슬라는 이틀 연속 2%대의 낙폭을 보이며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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