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올해 3분기 삼성전자·LG전자의 스마트폰 성적표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사태 수습과 동시에 내년 인공지능(AI)을 도입한 차세대 스마트폰 출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G5'의 부진을 수습하고 'V20'를 앞세운 실적 만회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7일 올해 3분기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의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적자를 겨우 면한 수준이다. 매출액 역시 22조54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 하락했다. 휴대폰 판매량은 8900만대를 기록했다. 휴대폰 가운데 스마트폰의 비중은 80% 중반대였다.
삼성전자 IM 부문은 지난해 '분기 2조원대'의 영업이익 기록을 이어오다 올 들어 갤럭시S7의 판매 호조로 분기 영업이익 4조원대를 회복하는 등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전년 동기에는 2조4000억원, 직전분기에는 4조32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 2011년 이후 분기별 성적을 들여다봐도 가장 저조했을 때는 2011년 1분기 1조4300억원이다. '갤럭시S5'의 부진 영향이 컸던 2014년 3분기에도 1조7500억원으로 1조원대 후반을 기록했다.
1000억원이라는 저조한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는 갤럭시노트7의 조기 단종 여파가 결정적이다. 갤럭시노트7은 제품 소손(발화) 문제로 지난 9월2일 1차 리콜을 발표한 데 이어, 교환한 제품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면서 결국 지난 11일 생산·판매 중단이 결정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잠정공시 발표 때 지난 9월 초 시행한 갤럭시노트7 1차 리콜에 따른 손실을 반영해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그러나 그 이후인 지난 11일 결국 갤럭시노트7의 조기 단종을 발표하면서 이에 따른 추정 손실 2조6000억원을 추가로 3분기 IM 실적에 잡았다. 업계에서는 지난 7일 잠정실적 발표 때에도 1차 리콜 관련 손실이 약 1조원 반영됐던 것으로 추산했다. 3분기 실적에만 갤럭시노트7 관련 비용이 약 3조6000억원 잡힌 셈이다.
금융투자업계는 갤럭시노트7의 출시 초반 글로벌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높은 판매 기록을 세우면서 3분기 IM 부문의 영업이익이 4조원 초중반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갤럭시노트7이 판매를 시작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리콜 이슈에 직면하면서 추정치를 2조원대 중반 선으로 조정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무선 사업은 갤럭시노트7으로 인해 전분기 대비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면서도 스마트폰 판매량은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 등 기존 모델의 탄탄한 판매에 힘입어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LG전자의 스마트폰 부문은 올해 3분기 세 가지 악재로 4400억원에 가까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1330만대에 그쳤다.
LG전자는 27일 올해 3분기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의 매출액이 2조5170억원, 영업손실이 4364억원이라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3% 줄었고 영업손실폭 역시 전년동기(963억원 적자)대비 커졌다.
3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1830만대, 스마트폰 판매량은 1350만대에 그쳤다.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분기 1390만대 대비 3%, 전년동기 1490만대 대비 9% 줄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모델 판매 부진과 스마트폰 판가 하락 심화가 이 같은 실적 부진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주력 시장인 북미시장에서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14% 신장했으나 한국시장에서 전분기 대비 41% 역신장한데 따른 결과라는 평가다.
LG전자는 "G5 부진에 따른 매출감소 및 생산효율 악화와 더불어 사업 구조개선 활동에 수반되는 비용 발생으로 큰 폭의 영업적자가 발생했다"며 "G5를 비롯한 프리미엄폰 판매 실적은 부진했으나 보급형 모델 K·X시리즈의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16% 증가했다"고 말했다.
양사는 계절적 성수기인 연말 쇼핑시즌에 각각 갤럭시S7과 V20를 앞세워 올해 실적 만회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4분기 삼성전자는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 판매 확대를 통해 전년 동기 수준의 실적 달성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내년 무선 사업의 경우 1분기까지는 다소 어려움이 예상되나, 갤럭시S8의 출시를 통해 실적 반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열린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차세대 전략폰 갤럭시S8의 조기출시 여부에 대한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 "철저한 검증을 통해 안정성 확인한 후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지속적으로 디자인을 차별화하고, 카메라 성능 확대 등 소비자들의 사용성을 개선하고, 삼성페이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적용한 제품과 지역을 확대하는 한편, 인공 지능 관련 서비스도 도입할 계획"이라며 차세대 제품에 인공지능 기능 적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갤럭시S8에 인공지능 도입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도 "인공지능 서비스 관련 구체적 일정을 미리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인수한 비브랩스를 통해 인공지능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핵심역량을 구축했으며, 이를 스마트폰을 비롯해 태블릿, TV, 가전제품 등에 연결, 삼성전자 디바이스의 차별화 포인트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4분기에는 현재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V20 매출 극대화 및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보급형 신모델 매출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현재 추진중인 종합적인 사업 구조 개선 활동을 마무리해 본질적인 체질 개선과 미래준비 기반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달 말 출시된 V20의 시장 반응은 기대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오디오, 카메라, 탈착식 배터리, 내구성, 품질 등의 측면에서 기대했던 것보다 젊은 층의 선호가 높다"며 "전작보다 큰 폭의 매출 확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에서도 V20을 통해 매출 확대를 기대한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사업자 및 고객 반응이 좋기 때문에 북미에서도 판매 성적이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4분기에는 전체 매출도 늘고 V20 신모델의 매출이 반영되기 때문에 수익성 부분에서도 상당 부분 긍정적일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차원이 다른 실적 모멘텀을 가지고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경쟁사들이 플래그십 모델에 플렉시블 풀스크린을 적용할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서는 "LG전자 역시 플렉시블 OLED 관련해 주목하고 있다"며 "계열사 LG디스플레이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트렌드에 맞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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