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르포]'소녀상 지킴이' 300일 맞이하는 대학생들

시계아이콘01분 37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지난해 12월30일부터 시작…"끝까지 소녀상 지키겠다" 각오

[르포]'소녀상 지킴이' 300일 맞이하는 대학생들 23일 소녀상 지킴이들이 서울 종로구 중학동에 위치한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고 있다.
AD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300일이나 지킬 줄은 몰랐어요."

23일 오전에 만난 '소녀상 지킴이' 황보우진(21)씨의 말이다.


서울 종로구 중학동에 위치한 '평화의 소녀상' 옆에는 이를 지키는 대학생들이 밤낮으로 함께하고 있다. 지난해 12월28일 한·일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체결한 뒤 소녀상을 없애려고 하자 이에 반대하기 위해 대학생들이 거리로 나온 것이다. 지난해 12월30일부터 시작한 노숙농성은 어느덧 오늘로 299일째. 하루만 지나면 300일을 맞이한다. 황보씨는 "300일이나 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것에 대해 굉장히 실망스럽고 안타깝다"며 "불합리한 합의니까 당연히 번복될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가 찾은 노숙농성장은 투명한 비닐로 둘러싸여 있었다. '웬 비닐인가'싶어 질문을 던지자 황보씨가 대답을 했다. 그러나 비닐이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너무 커서 잘 들리지 않아 "네 뭐라고요?"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그러자 황보씨는 더 큰 목소리로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하려고 어제부터 비닐을 쳤다"며 "어제 여기서 잤는데 이 비닐소리 때문에 잠을 좀 설쳤다"고 얘기했다.


이 외에 이곳에서 생활하는 데 불편함은 없을까 싶었다. 개방된 도로 위에서 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황보씨 옆에 앉아 있던 이모(21)씨는 "자는 사이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니까 다들 굉장히 예민해져 있다"며 "장기간으로 노숙농성하는 분들은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지치는 게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부터 이곳에 나온 황보씨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밥도 제대로 못 먹는다. 아침은 먹었냐는 질문에 황보씨는 먹던 '빵'을 가리켰다. 지킴이들은 식당에 가서 밥을 먹기 보다는 주로 빵이나 편의점 도시락을 먹는 편이다. 자리를 비우면 경찰들이 물품을 수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 힘든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킴이들을 응원하는 시민들이 항상 곁에 있어서다. 인근 공사장에서 일하는 분들은 지킴이들이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를 내어주셨다. 겨울에는 난로를 켤 수 있게 근처 주유소에 기름값을 미리 내주고 간 시민이 있는가 하면, 이불 등 필수품을 주고 가는 시민 등도 있었다. 지킴이들은 이런 시민들을 '고마운 분들'이라고 표현했다.


[르포]'소녀상 지킴이' 300일 맞이하는 대학생들 지난해 12월30일부터 시작된 소녀상 지킴이들의 농성이 23일로 299일을 맞이했다. 24일이면 300일이 된다.


이날도 수많은 시민들이 지킴이들을 응원하러 왔다. 대전에서 올라온 정모(34)씨는 "제가 못하는 걸 학생들이 대신 해주고 있으니까 정말 고맙다"며 "학생들 대단하고 멋있다"고 얘기했다.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황재석(48)씨는 빗방울이 떨어지는데도 소녀상을 찾았다. 황씨는 "기성세대들이 빚지고 있는 거 같다"며 "학생들도 할 일이 많을 텐데 이렇게 소녀상을 지키고 있는 걸 보면 어른들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지킴이들이 가장 기쁠 때는 '소녀상을 잘 지켜왔다고 느낄 때'다. 이씨는 "저는 여기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그동안 이곳을 지키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소녀상이 철거됐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킴이들이 소녀상을 지켜냈다"고 강조했다. 황보씨 또한 "300일 가까이 무사히 소녀상을 지켜낸 게 가장 기쁘다"고 말하며 웃었다.


소녀상을 지킨 지 300일이 됐지만 이번에는 아무런 행사가 없을 예정이다. 대신 1년이 되는 날 행사를 열 계획이다. 황보씨는 "올해가 윤년이다 보니 1년이 되는 날이 12월28일이다"라며 "한·일 위안부 합의 1년이 되는 날이라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서 뭔가 하려고 논의 중에 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지킴이들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이곳에 있을 것이다"라며 소녀상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2009:48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전 세계에서 K푸드에 대한 수요가 식을 줄 모른다." 미국의 경제뉴스채널 CNBC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한국 식품의 글로벌 확산세에 대해 이같이 조명했다. 이 방송은 특히 라면을 K푸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품목으로 지목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K팝과 한국 드라마에서 라면이 자주 노출되면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까지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물가 인상과 생활비 상승도 비교적

  • 26.01.2007:16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 K타운. 한국 치킨 브랜드 BBQ 매장은 '치맥'을 즐기려는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지하 1층에 마련된 테이블은 일찌감치 만석이었고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들은 치킨을 앞에 두고 맥주잔을 부딪치며 저녁 시간을 즐겼다. 치킨뿐 아니라 떡볶이와 김치볶음밥 등 다양한 한국 메뉴를 함께 주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매장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메디슨 씨는 "학교 근처

  • 26.01.1915:08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K웨이브 글로벌 현장 점검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

  • 26.01.1914:08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처럼 금방 꺼질 수 있습니다. 지하수처럼 '일상 문화'가 계속 흐르도록 해야 K 브랜드와 산업의 생명력을 30년 이상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일열 전 파리문화원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K브랜드의 글로벌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K콘텐츠는 강력한 진입로가 될 수 있지만, 휘발성이 크다"며 "어느 순간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은 '썸

  • 26.01.1914:08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당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현지 한식당 대부분이 중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