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박명훈 칼럼]경제위기, 다시 대선과 만나다

시계아이콘01분 31초 소요

[박명훈 칼럼]경제위기, 다시 대선과 만나다 박명훈 전 주필
AD

내년, 2017년 12월을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맞게 될까. 그렇다. 내년 12월은 대통령선거가 있는 달이다. 새로운 정권이 탄생한다. 국정 5년을 책임질 뉴리더를 만난다. 정치권은 벌써부터 달아오른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여러 의혹과 공방의 실체에 접근하려면 먼저 '대선'이란 욕망의 껍데기를 벗겨내야 하는 이유다.


정치인의 눈에 내년 12월은 대선 종착역으로 보이겠지만, 또 다른 역사의 굵은 매듭이 기다린다. 외환위기 20년이다. 그 때도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국가부도의 상황에서 야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역사적인 정권교체였다. 하지만 당선자는 환호할 수 없었다. 채권자인 국제통화기금(IMF)에 '각서'를 쓰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20년 전과 달리 내년 12월의 대선은 축제가 될 수 있을까. 지금의 경제상황을 떠올리면 그럴 가능성은 옅어 보인다. 대선 유력주자들이 '경제'에 그럴듯한 접두어를 붙여 국민을 현혹하지만, 감동도 비전도 없다. 경제는 계속 추락한다. 누가 승자가 되든 20년 전과 방불한 상황이 될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우리 경제에 1997년 상황이 재현되고 있는 것일까. 모두들 경제를 걱정한다. 단순한 위기를 넘어서 '대위기다', '퍼펙트 스톰이 몰려온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러나 위기의 근원을 들여다보면 외환위기 때와는 확연히 다른 점이 드러난다.

우선 외환위기 당시는 말 그대로 '외환의 위기'에 직격탄을 맞았다. 외환보유액이 바닥을 드러냈고, 국가신인도는 대추락했다. 지금은 정반대다. 외환보유액은 3700억 달러를 넘고 국가신용등급은 사상 최고수준(AA)으로 올라섰다. 그런데 왜 위기인가.


외환은 문제가 없는데도 위기라는 것, 20년 전과 지금 위기의 근본적인 차이점이다. 외환위기 당시 정부책임자는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건실하다'고 강조했다. 외환위기 1년 전의 경제지표를 보자. 경제성장률은 7.6%에 달했고, 가계소득은 12%가 늘어났다. 펀더멘털을 앞세울만했다. 그렇게 방심하는 사이에 외화 곡간은 비어갔고, KO펀치 한 방에 나가 떨어졌다.


지금 우리는 펀더멘털을 말할 수 있는가. 경제를 자동차로 비유하자면, 엔진(성장)은 식어가고 앞바퀴(수출과 내수)는 바람이 빠져 주저앉는 꼴이다. 여기에 해운과 조선의 부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사태, 눈덩이 가계부채가 상징하듯 차를 밀어주던 뒷바퀴(실물과 가계)마저 펑크 난 상태다. 외환위기와 같은 K0펀치 한 방이 아니라 크고 작은 연타에 온몸이 무너지는 형국이다. 한 번의 강펀치에는 다시 일어설 수 있지만 서서히 허물어지면 대개는 그대로 끝이다.


외환위기 이후의 경제성장률 추이는 경제 현실을 명료하게 드러낸다. 2001년~2005년 연평균 4.7%였던 성장률은 2006~2010년에 4.1%로 낮아졌다. 그리고 2011~2015년에는 2.9%로 급락했다. 지금은 2%대 마저 위협받는 상황이다.


외환위기 당시와 다른 진짜 위기는 신뢰의 위기다. 1997년에는 국민과 정부, 기업이 하나로 뭉쳐서 대처했다. 지금은 어떤가. 정부는 무력하고, 정치권은 무책임하며 기업은 오만하다. 신뢰는 무너지고 국민은 불안하다.

해법은 무엇인가. 전경련 사태는 좋은 사례다. 세상은 변했는데 경제는 낡은 패러다임과 달콤한 기득권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엔진을 데운다고 자동차가 제대로 가는 것은 아니다. 주저앉은 네 바퀴를 싹 바꾸고, 명확한 목표를 향해 달려야 한다. 2017년 12월, 대선의 달이자 외환위기 20주년이다. 14개월은 짧다. 그 날을 어떻게 맞을 것인가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다.


박명훈 전 주필 pmhoon@nate.co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