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는 개미가 필패하는 불공정게임" vs "공매도 종목 주가 상승시 개미가 리스크 감당할 수 있나"
-개미 공매도 문턱 낮추고 '신용거래 반대매매' 같은 안전장치 도입해 리스크 완화 주장도
-NH투자증권 롱숏투자 플랫폼 등 증권사들도 개인 공매도 서비스 확대 나서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권해영 기자] "기관의 공매도 폭탄 투하에 개인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공매도는 개미가 필패할 수밖에 없는 불공정게임이다."(개인투자자 A씨)
"리스크 감당 능력의 차이일 뿐이다. 공매도 이후 주가가 폭등하면 개인이 손실을 감당할 능력이 있을까."(펀드매니저 B씨)
한미약품 사태로 공매도 논란의 핵심이 '불공정 게임'으로 번지고 있다. 공매도 빗장이 사실상 기관에게만 열려 있는 상황에서 개인에게도 공매도 문턱을 낮추는 방향으로 형평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도 증권사 대주거래를 통해 공매도를 할 수 있지만 종목, 수량, 대여기간에 제한이 있고 대여비용이 비싸다. 대여기간을 예로 들면 기관은 공매도를 위해 통상 1년간 주식을 빌릴 수 있지만 개인은 대여기간이 최장 30일에 불과하다. 금융당국은 개인과 기관, 외국인 모두에게 공매도를 허용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의 형평성을 지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롱숏펀드 매니저는 "연기금 등 주식을 빌려주는 주체가 리스크가 적은 기관을 선호한다"며 "불공정게임으로 보이지만 본질은 시장원리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인식에는 많은 전문가들이 공감한다. 다만 공매도 제도에 대한 접근성에 있어서 개인과 기관의 차이가 큰 만큼 형평성을 맞출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신용거래가 '힌트'를 줄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신용거래나 공매도나 자금ㆍ주식을 빌려 준 입장의 리스크는 본질적으로 같다"며 "증권사들이 개인에게 공매도 서비스를 대폭 확대하는 대신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상승하면 자금을 회수하는 등 '신용거래 반대매매'와 비슷한 장치를 통해 리스크를 충분히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은 지난달 국내외 3000개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에 롱숏투자할 수 있는 'QV iSelect 롱숏플랫폼'을 선보이는 등 증권사들도 개인에 대한 공매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개인과 기관의 공매도 형평성을 맞춘 후에는 공매도 공시제 유지에 대한 전면 재검토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증권사와의 스왑 거래를 통해 운용사들이 공매도 주체임을 숨길 순 있지만 어쨌든 기업과의 관계, 공매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으로 숏 전략에 대한 부담은 있다"며 "공매도 공시제가 적정주가 형성이란 공매도의 순기능을 퇴색시키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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