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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전경련]"우리가 공범이냐" 쏟아지는 장탄식…환골탈태 주문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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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전경련]"우리가 공범이냐" 쏟아지는 장탄식…환골탈태 주문 잇달아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이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대상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그는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전경련 해체 주장에 "소명을 충실히 해서 국민의 신뢰를 받는 단체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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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이 비리주범이면 우린 공범이냐"부글부글
-대안없는 전경련 해체는 반대…경단련식 혁신 주문도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전경련이 비리와 부패의 주범이면 우리는 공범인가."
"소통의 창구가 돼도 부족할 판에 정경유착 창구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니."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현 상황과 해법을 묻는 질문에 주요 대기업 임원들의 입에서는 장탄식과 푸념이 쏟아졌다.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과 관련해 연일 의혹이 쏟아지면서 전경련을 향한 '부패와 비리의 주범' '정경유착의 온상'이라는 비난의 화살이 회원사인 자신들도 겨냥하고 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주요 대표기업이 속한 30대 그룹은 주식회사로 보면 전경련의 발기인인 동시에 주요주주이고 이사회 멤버이다. 이들 중 대다수는 전경련의 현재 위기가 이전과 그간의 축적된 내부문제가 곪아터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전에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과거에 행해졌던 관행들이 나중에 밝혀지면서 문제가 됐고 재계가 자정과 개혁 노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왔다. 그러나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사건은 이승철 상근부회장의 말대로라면 전경련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면서도 모든 과정에서 의혹과 문제가 드러났다. 전경련이 초래한 위기가 전경련 해체설까지 나오게 한 것이다.


회원사들 사이에서는 전경련의 위기는 곧 대기업의 위기, 전경련 해체는 장차 재벌해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회원사 관계자는 "전경련의 잘못으로 애먼 대기업들이 두드려 맞고 있는 데도 어느 누구 하나 제대로 설명하거나 책임지지 않고 있다"면서 "회원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경제단체가 회원사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의 걱정은 20대 국회에서 논의되는 법인세 인상과 재벌개혁 등을 포함한 경제민주화다. 야당의 경제민주화 공세에 논리적으로 방어하고 규제개혁, 노동개혁 등의 목소리를 내야 하지만 이를 주도해야 할 전경련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전경련을 차라리 해산하고 새로운 단체를 만들던지 다른 경제단체와 통합하라는 주장까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요 대기업에서의 전경련 탈퇴가 가시화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의 탈퇴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대기업 회원사가 탈퇴하는 것이 자발적 의지보다는 정치권의 압력에 굴복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서다. 한 대기업 임원은 "논란을 촉발시킨 미르ㆍK스포츠재단 사건은 국정감사에서 다뤄지는 데다 시민단체의 고발로 검찰수사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향후 경과를 지켜본 뒤 판단하는 곳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의 향후 진로는 환골탈태에 방점이 찍혔다. 30대 그룹 회원사들은 대안 없는 해체와 현재와 같은 운영은 모두 반대했다. 정치권과 국가미래연구원과 경제개혁연대 등에 전경련 해산을 요구하고 있지만 대한상의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무역협회가 전경련이 해온 긍정적인 역할을 맡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회원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도 아니고, 회원사들이 통제하지도 못하는 현 상황은 더더욱 안 된다는 의견도 많다. 해산 후 재탄생이나 다른 단체와의 통합도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 전경련은 비영리사단법인으로 해산하려면 이사회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현재로써는 해산 찬성이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전경련이라는 명칭 변경과 조직, 인적 개편을 통한 재편안이 부상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일본 경단련이 일본 경제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경제단체가 된 것은 회장단과 조직이 현안에 긴밀히 협력해 회원사와 기업 전체 이익을 대변하면서도 정부와 국회와 생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했기 때문"이라면서 "전경련도 경단련의 혁신을 모델로 삼으면서 경제성장과 양극화 해소,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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