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지난해 경찰이 포탈 3사(네이버, 다음카카오, 네이트)에 압수수색을 청구한 건수(계정 기준)가 전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당한 당사자에게 해당 사실을 알린 비율이 5명 가운데 1명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포탈3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청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 건수는 계정기준으로 133만8678건으로 2014년 37만3334건에 비해 3.6배 가량 늘어났다. 포털별로 살펴보면 네어비는 4만9228건에서 22만745건으로 4.4배 증가하였고, 다음카카오가 31만6689건에서 71만7699건으로 2.3배, 네이트가 7417건에서 40만134건으로 59배 증가했다.
하지만 이같은 추세는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전기통신 압수수색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이 제출한 자료에는 영장 청구 문서의 숫자만 밝힐 뿐 계정수(회선수)는 제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이 제출한 영장 집행 건수가 2014년 대비 2015년에 34%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이와 관련해 "과잉수사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위해 문서 1건당 계정 건수를 늘리는 방법으로 압수수색 증가수치를 낮추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압수수색 영장 집행 사실을 경찰이 당사자에게 통보하지 않는 것도 여전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당국이 해당 사건을 기소하거나 내사 종결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전기통신 압수수색 당사자에게 그 사실을 통지해야 하는데, 기소가 늦어지거나 내사 기간에는 통지할 의무가 없어 실제로 통지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당사자 통지비율은 2011년만해도 51%였지만 현정부 들어 급격히 줄었다. 압수수색 당사자 통지비율은 2014년 22%, 2015년 19%로 확인됐다.
박 의원은 "당사자도 모르게 민감한 대화 내용과 개인 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하는 것은 인권침해에 위헌적인 국가폭력과 다름없다"면서 "SNS 압수수색에 대한 세부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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