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미국의 정책금리가 올해 중 최소 한차례 더 인상될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16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미국 정책금리의 인상시기 자체는 여전히 혼돈스러운 상태이지만 연내 최소 1회는 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이 최근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게 이같은 판단의 근간이 됐다. 옐런 의장은 지난달 말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 경제정책회의에 참석해 "견고한 고용시장과 미국 경제전망 개선 등의 측면에서도 볼 때 연준은 금리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최근 몇 달간 금리 인상을 위한 여건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물론 이후 지난 12일(현지시간) 라엘 브레이너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 등 연준 위원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비둘기성 발언을 내놓으며 9월 인상 가능성 자체를 축소 시켰지만 올해 중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공감대는 크게 바뀌지 않은 분위기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각국 금융시장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져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진다. 이에 한국은 물론 유럽, 일본 등 주요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이번 달 금리를 속속 동결시키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 시키고 미국 금리 인상에 대비하고 있다. 이 총재는 금통위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론적으로 기준금리 하한을 말할 때 자금유출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며 “국내 금리가 기축통화국 금리보다 높아야 한다고 본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또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달러화 강세가 신흥국으로부터의 자금유출 위험을 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우리나라 기준금리의 실효하한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선 한은이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면서 경기흐름을 지켜볼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반면 9월 금통위 전 팽배했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관측은 거의 사라졌다.
오는 21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여는 일본은행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 구로다 총재는 이번 회의에서 금융정책의 ‘총괄적인 검증’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8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본부에서 개최한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 연장에 관한 논의를 하지도 않은 채 현행 제로 수준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0.40%와 0.25%로 묶였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