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담뱃세 인상으로 한 때 주춤했던 담배 소비가 빠른 속도로 제자리를 찾고 있다.
담배 세수도 증가하면서 올해 13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가 당초 예상했던 증가액의 2배가 넘는 규모다.
7일 한국납세자연맹은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상반기 담배 판매 및 반출량' 자료를 토대로 올해 담배 판매량과 세수를 추산한 결과, 담배 판매량은 38억갑으로 지난해(33억3000만갑)보다 14.1%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뱃세 인상 전인 2014년 담배 판매량 43억5000만갑의 87.4%까지 회복될 전망이다.
즉 2년 동안 담배 판매량은 12.6% 줄어든 것에 불과해 정부 예상인 34% 감소에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
특히 올해 정부가 걷어들일 담뱃세는 13조172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보다 25.2% 늘어난 규모다.
2014년 담배 세수는 6조9905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0조5181억원으로 50.4%나 증가했었다.
올해 담뱃세는 무려 6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담뱃세 인상 당시 정부가 예상했던 세수 증가액은 2조7800억원에 불과했다.
전체 세수에서 담뱃세 비중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2014년 2.6%였던 담뱃세 비중은 작년 3.8%로 급증했다. 올해 총 세수가 287조7000억원으로 예상되고 있어 담뱃세 비중은 4.58%로 높아질 전망이다.
이는 201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비교해 봤을 때 터기(10.1%), 헝가리(6.2%), 폴란드(6.1%), 그리스(4.88%), 체코(4.85%)에 이어 6위 규모로, 당시 담배 세수비중이 12위였던 한국이 3년 만에 6단계나 상승한 것이라고 연맹측은 설명했다.
김선택 연맹 회장은 "담뱃세 13조원는 지난해 재산세 9조원보다 많고 근로소득세 28조원의 46%에 해당한다"며 "정부가 조세저항이 적은 담뱃세 인상으로 서민이나 저소득층에게 세금을 더 걷어 복지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내년 담배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7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7년 부담금운용종합계획서에 따르면 내년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올해 2조9099억원 대비 5.4% 증가한 3조671억원이 책정됐다.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담배 한 갑당 841원이 부과되는데, 정부는 내년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수입 부과 계획을 짜면서 담배 반출량이 올해 34억6000만갑에서 내년 36억4700만갑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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