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희 미래부 장관 6일 긴급 간담회
"대기업과 창업 기업 윈윈…독점·종속 피해 없다"
"새 정부서도 미래부 같은 혁신 부처 필요" 입장도 밝혀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가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동물원'에 비유한 것과 관련, 해당 정부 부처 수장인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정면으로 반박했다.
최양희 장관은 6일 오후 과천정부청사 미래부 브리핑실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최근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지금까지 2800여개 기업이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육성됐는데 지방자치단체나 전담 기업이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최 장관은 이어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대기업이 지역을 독점한다거나 보육 기업을 종속시키는 사례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며 "대기업과 창업기업이 윈윈하기 때문에 그러한 우려나 피해 사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최 장관은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보육하고 있는 65개 기업중 3곳이 대기업이 납품하는 사례가 있는데 독점하는 것도 아니고 관계도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한 기업이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등 센터간 협력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양희 장관은 창조경제혁신센터중 운영이 잘되는 곳만 남기거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클러스터화하자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최 장관은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전국에 걸쳐 골고루 경제를 활성화하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어느 지역에만 존재하거나 클러스터화하는 것은 기본 방침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최양희 장관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일부에서 일고 있는 정부조직개편 논의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최 장관은 "미래창조과학부는 다른 나라의 모델 부처를 하고 있다"며 "새로운 정부가 이름을 바꿀지는 모르지만 혁신을 담당하는 부처로 존속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정부통신부와 과학기술부로 분리 주장에 대해서는 "역사의 수레바퀴는 앞으로 가는 것이지 뒤로 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래 키워드는 융합, 혁신, 도전이며 이런 비전을 제시하고 정책을 펼 수 있는 혁신 부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에서 잇달아 발의되고 있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말기유통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국회 논의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장관은 "단통법이 시행된 지 2년이 되고 있는데 이용자 차별 해소나 가계 통신비 인하 측면에서 소기의 성과를 내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입법 과정에서 성의를 다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과학기술계에서 제기하는 과학 관료의 소외 문제에 대해서는 "중요한 것은 넓은 시각을 갖는 것이며 자기가 하는 일만 알아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최 장관은 "한 분야의 분들만 모여 있으면 융합, 발전성이 제약받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최양희 장관은 유료방송 발전 방안에 대해 "현재 방송 시장은 모두 합쳐 10억원 정도인데 장기적으로 이보다 5배는 커져야 한다고 본다"며 "50조 규모의 산업이 될 수 있도록 산업 파이가 커지고 성장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방송 산업 규모가 확대되기 위해서는 미래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의 정책적 지원뿐 아니라 사업자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장관은 "칸막이식으로 한다거나 서로 주장만 반복해서는 파이가 커지지 않으며 통신이든 방송이든 소비자를 중심에 놓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최양희 장관의 간담회는 전날 긴급하게 공지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안철수 전 대표의 '창조경제혁신센터 동물원' 발언으로 창조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서둘러 간담회를 개최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안 전 대표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전시회(IFA) 2016에서 "현 정부가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추진할 때 권역별로 만들어 3~4개 대기업이 공동 관리할 것을 제안했다"며 "그런데 17개 시·도에 센터를 설립하고 특정 대기업에 독점 권한을 줘 결국 국가가 공인하는 '동물원'을 만들어줬다"고 주장했다.
안 전 대표는 "권역별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립했다면 중소 혁신기업이 최소 3~4개 대기업에 무리 없이 납품할 수 있는 길이 열렸을 것"이라며 "한국 경제의 고질적 병폐인 '동물원 구조'를 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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