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일본 다음으로 많이 발생…10명중 9명은 5세 미만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우리나라 아이들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걸리는 병은 '가와사키병(Kawasaki disease)'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와사키병은 1967년 일본 의사 가와사키가 처음 보고한 급성 열성 혈관염을 말합니다.
우리나라 아이가 세계에서 일본 아이 다음으로 가와사키병 환자가 많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환자의 10명 중 9명은 5세 미만이며 여아보다 남아가 1.4배 더 많이 걸리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하상미 박사팀이 의료기관이 심사평가원에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습니다.
2007∼2014년 8년 동안 가와사키병으로 진단돼 면역글로불린 정맥주사를 맞은 환자 수는 모두 3만9082명에 달했습니다. 이중 남자는 2만2907명으로 여자(1만6175명)보다 1.42배 높았습니다. 이는 가와사키병이 남아에게 더 잦은 질병이란 의미입니다. 전체 환자의 중간 나이가 28개월(1개월∼17세)이고 5세 미만 환자가 전체의 87.9%(3만4346명)일 만큼 아이가 가와사키병의 주 타깃이었습니다.
가와사키병 환자 수는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0∼4세 환자가 2007년엔 4477명이었는데 2012년엔 5000명이 넘어섰고 2013년 5519명, 2014년 5662명을 기록했습니다. 0∼4세 가와사키병 환자 발생률(인구 10만 명당 환자 수)은 2007년 168.3명에서 2014년 217.2명으로 증가했습니다.
계절적으론 초여름(5∼7월)과 겨울(12∼1월)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가와사키병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달은 12월(전체 환자의 10%), 7월(9.1%)이었고 가장 적게 생기는 달은 10월(7.1%), 2월(7.1%)이었습니다.
하 박사팀은 "우리나라 0∼4세 아이 10만 명당 가와사키병 환자 수(217.2명, 2014년 기준)는 전 세계에서 일본의 3∼5세 아이 10만명당 가와사키병 환자 수(264.8명, 2012년 기준, 일본 가와사키병 연구위원회 발표) 다음으로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본·한국에 이어 세계 3위는 대만으로 0∼4세 아이 10만 명당 가와사키병 환자 수는 69명(2003∼2006년) 수준이었습니다. 가와사키병은 아직 원인 불명인 질환입니다. 국내에서 해마다 발생률이 증가하는 이유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 박사팀은 "가와사키병의 원인이 감염이라면 원인 병원체의 독성이 강해지는 것이 발생률을 높이는 이유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와사키병은 유전학적 요인이 있는 아이가 병원체에 감염된 뒤 과민반응이나 비정상적인 면역학적 반응을 일으켜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특별한 예방법은 없으며 진단 즉시 치료를 시작해 심장 합병증을 줄이는 것이 최선의 대처법입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