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인큐베이팅 전문기업 알토란벤처스코리아 장민영 대표
기술+자본+경험 결합해야 성공…창업 노하우 열정만큼 중요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스스로 몇 겹의 껍질에서 벗어나면서 사업가로 태어난다. 취업이 안 되니 창직(創職)을 하라고 하는데 창업이 취업의 대안이 돼선 안 된다."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알토란벤처스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장민영 대표는 "창업은 절체절명의 정신을 가지고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에 실패하는 이유는 사업 경험이 없어서"라며 "열정과 아이디어가 있지만 경험이 부족한 창업자와 창업 경험 풍부한 사람이 서로의 강점을 융합하고 보완하는 것이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벤처 인큐베이팅 전문기업 알토란벤처스를 운영하는 장 대표도 젊은 시절 창업에 대한 꿈이 있었다. 하지만 대게 그렇듯 그도 대학 졸업 후 순탄한 길을 택했다. 대기업에서 전산프로그램을 개발하다 30대 중반이 채 못 돼 외국계 보험사에 영업직으로 이직했다.
그가 평탄한 길을 버린 건 창업에 대한 열정 때문만은 아니었다. 한 가장이 대기업에서 권고사직을 당한 후 그 가정에 휘몰아치는 소용돌이를 곁에서 지켜보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보험 영업 2년 만에 4000명의 설계사 중 10위를 차지했다.
이후 의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재무설계 회사를 세웠고, 벤처 인큐베이팅 회사 창업으로 이어졌다.
장 대표는 "스스로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것보다는 내 경험을 바탕으로 젊은 사람들이 사업을 잘할 수 있게 도와주고, 그 일 자체가 내 사업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가 주력하는 분야는 크게 두 가지다. 양질의 벤처 투자 교육을 통해 벤처 투자자를 육성하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대한 단순 투자에 그치지 않고 컨설팅을 연계한 창업기획 사업이 그것이다.
스타트업이 잘되기 위해서는 엔젤투자나 개인투자조합과 같은 민간투자가 활성화돼야 하고, 투자자들이 안목도 높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개인투자조합, 클라우드 펀딩, 전문 엔젤투자자, 벤처캐피털 등이 의기투합해 단계별로 연계해 유망한 기업이 본연의 기업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계별로 투자자금 회수가 잘되도록 회수시장도 만들어져야 한다.
그가 생각하는 창업기획사란 창업 아이디어나 기술을 가진 예비창업자가 오디션 등을 통해 유치된 자본, 창업 노하우 등과 결합해 향후 성과를 나누는 것을 말한다.
그가 현재 창업기획사 모델 1호로 운영 중인 병원 세무컨설팅회사 '택스플래닛'은 병원 세무 관련 업무를 15년간 해 온 전문가의 아이디어, 기술과 알토란벤처스의 자본, 경영 노하우가 결합한 사례다.
장 대표는 지난해부터 매달 벤처투자 설명회를 열고 있다. 설명회를 통해 유망 기업을 소개하고 세액공제 등 세제 혜택으로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개인투자조합 제도를 안내한다. 투자자들은 제대로 된 기업을 찾기 어렵고, 벤처기업 역시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자는 차원에서 마련한 자리다.
장 대표는 "벤처 투자란 우연히 투자했다가 좋은 결과가 나와서 로또에 맞은 것처럼 부자가 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창업자나 투자자 모두에게 해당되는 얘기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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