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학생들의 삶과 꿈이 꽃피는 공간"
서울교육청, 마을결합형 학교 개발 등 자문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개발시대 학교에선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수하는 주입식 교육이 이뤄졌다면 이제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문화와 교육, 창작이 이뤄질 수 있는 창의적인 공간이 필요합니다."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의 학교 전반과 공교육 시설의 공간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조언하는 자문관을 둔다. 민간에서 초빙한 첫 '서울교육공간 및 건축 자문관'으로 김승회 서울대학교 교수(사진)가 26일 위촉됐다.
김 교수는 2년간 비상근 학교 총괄건축가로 활동하며 서울의 각종 학교와 공교육 공간의 건축과 리모델링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게 된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엔 높아진 국민소득에 맞는 학교건축이 아직 등장하지 않고 있다"면서 "교육과 학교공간에 대한 비전이 정립돼야 좋은 학교건축도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학교가 외형적인 모습만 변화할 것이 아니라 학교교육의 방향이나 지향점도 달라져야 한다는 게 김 교수의 생각이다. 학교에서 지식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교 자체가 학생들에게는 하나의 사회, '제2의 집'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학교는 학생과 학생들이, 또 학생과 선생님이 관계를 배우는 공간이자 다양한 모임을 갖는 곳이고, 때로는 하루 2끼 식사를 함께 하기도 하는 생활공간"이라며 "학생들을 수용하는 시설로서의 학교가 아닌, 학생들의 삶과 꿈이 꽃피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학교건축의 비전을 제시하려 한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이 야심차게 추진중인 '마을결합형 학교'도 김 교수의 손을 거쳐 구체화될 예정이다. 2018년 개교 예정인 학교 4곳과 부지 이전을 계획중인 고교 등에 공공도서관이나 문화센터, 산책로 등 지역주민을 위한 공간이 마련된다.
김 교수는 "학교가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고 관계를 맺어가야 한다는 어젠다는 있었지만 어떻게 접근하고 실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각각의 사례별로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며 "이 과정에서 학부모도 학교교육에 참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영동교회, 이화외고 비젼관, 롯데부여리조트 백상원, 라파엘클리닉 등을 설계해 서울시건축상을 수상하는 등 건축대전에서 다수 입상했다. 1995년 '경영위치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해 운영하다 2003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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