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성남)=이영규 기자] 이재명 성남시장이 자본주의 사회가 기회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면서 심각한 인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21일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2016 세계인권도시포럼' 오프닝라운드테이블 기조발제자로 나서 '행복한 도시의 조건'이란 주제로 성남시 사례를 중심으로 시민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행정 철학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는 자원배분과 기회의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양극화는 소득의 불평등을 넘어서 기회의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고 심각한 인권의 문제를 야기하며 미래에 대한 희망마저 앗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남은 복지확대와 공공성 강화에서 답을 찾아왔다"면서 청년문제와 이에 대한 극복사례를 소개했다.
이 시장은 먼저 "앞날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린 청년들에게 출로를 열어주는 것은 복지 차원에서도 인권 차원에서도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성남시는 올해부터 만 24세 청년들을 대상으로 부분적 기본소득 정책인 청년배당을 실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청년배당의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며 "조사결과 청년배당을 지급받은 청년들의 96.3%가 만족한다고 답했고 지역화폐 지급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 같은 성남시의 복지확대와 공공성 강화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한층 높였고 지난해 시민 조사에서 시정만족도가 79.9%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성남시의 독특한 성장 과정도 인권 문제 극복의 연속이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성남시의 경우 철거민의 도시에서 40년 만에 인구 100만 도시로 급성장하면서 눈에 보이는 성과의 이면에는 상대적 박탈감과 차별, 불공정이라는 거대한 벽이 존재했다"며 "외형적 격차와 함께 이를 극복하는 것이 도시 발전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였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성남시의 통합과제를 보여준 상징적 사건으로 '시립병원 설립운동'을 꼽았다.
이 시장은 "2003년 성남시 본시가지에 있던 종합병원 2곳이 모두 폐업하면서 의료공백 사태가 발생했다"며 "신시가지에는 3개 대형병원 2000여 병상이 존재했지만 본시가지에는 280병상 규모의 중소병원 한 곳만 남아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전문가와 시민, 시민단체, 노조, 진보정당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모색한 결과 '공공병원 설립'이 대안이라는 결론에 다다르게 됐다"며 "순탄하지 않았지만 시민들의 참여로 전국 최초의 주민발의 조례가 제정됐고 성남시의료원은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건립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인권 측면에서 성남시의료원이 지니는 의의로 지역간 불균형 해소, 의료공공성 확산, 시민들의 지방자치 주체화 등을 꼽았다.
이 시장은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난다. 피부색과 언어, 문화의 차이, 부모의 경제력과 무관하게 모두가 소중한 우주 그 자체이며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며 "사회와 제도, 정치와 행정, 문화와 예술도 모두 이 존귀한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광역시와 광주광역시교육청이 공동주최한 세계인권도시포럼은 인권도시 구축에 참여하고 있는 주요 인권분야 관계자와 핵심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는 연례행사다.
올해 포럼은 '우리는 어디에 살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도시발전, 주거, 환경에 대한 중요한 안건들을 국제적인 인권의 지표와 연계해 살펴보는 논의의 장으로 꾸며진다.
포럼의 문을 연 오프닝라운드테이블에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원희룡 제주지사, 윤장현 광주광역시장, 죠티 상게라 UN 인권사무소장 등이 발제자로 나섰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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