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지난해 ELS(주가연계증권) 투자로 대규모 손실을 입은 한화투자증권이 자사 소유 빌딩 매각에 이어 유상증자 카드를 빼들었다. 한화투자증권은 유상증자로 유입된 자금을 투자은행(IB)사업 경쟁력 강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한화투자증권은 20일 오전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화투자증권은 3개월 안에 액면가 이하의 신주를 발행하게 된다. 주식수, 발행가액 등 주식발행과 관련된 세부사항은 추후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이번 유상증자 추진은 여승주 대표 취임 이후 주력하고 있는 IB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IB 분야를 강화해 적자 행진 고리를 끊겠다는 취지다. 한화투자증권의 영업적자는 지난해 3분기 139억원, 4분기 520억원에서 올 1분기 913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당기순손실 규모도 지난해 3분기 49억원에서 올 1분기 659억원으로 불었다.
영업 부진과 함께 지난해 상반기 대규모 투자한 ELS 발행이 문제가 됐다. 지난해 중국장 급락 등의 영향으로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ELS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유상증자 추진이 최근 제기되고 있는 매각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공시했듯 제3자 배정이 아닌 실권주 일반 공모"라며 이 같은 의혹에 선을 그었다.
유상증자에 성공하면 한화투자증권은 본격적으로 IB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성과도 차츰 나오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2012년 나노스 이후 4년 만에 까사미아 기업설명회(IPO)를 유치했다. 강남 르네상스 호텔 투자도 적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IB거래를 성사시킬 때 주관사 자본도 어느정도 있어야 실권주 발생 등에 따른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다"며 "자금 활용 용도가 IB 인력 강화나 인수 등의 목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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