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8·27 전당대회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자·타천의 '제3후보'들이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출마의사를 밝힌 송영길·추미애 의원만으로는 전대 흥행이 어렵다는 비관론이 나오는 가운데, 제3후보군들의 경쟁력에도 관심이 모인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는 27일 실시될 8·27 전대 후보등록을 앞두고 이종걸 의원,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 정청래 의원 등 제3후보군이 출마여부를 두고 막판 장고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마로 가닥을 잡고 있는 김 전 교육감의 경우, 문재인 전 대표와 정치행보를 같이했다는 것이 강점이다. 김 전 교육감은 문 전 대표체제에서 혁신위원장을 지냈고, 올해 초에는 문 전 대표에게 인재영입위원장직을 물려받아 총선 승리에 기여하기도 했다.
김 전 교육감은 또 경기도교육감 재직시절 무상급식 문제로 정부와 각을 세우는 등 진보적 의제를 주도해 왔다. 더민주의 친문(親文), 진보적 정체성이 강화된 상황에서 이같은 이력과 행보는 적잖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후보군 물망에 오르고 있는 정 전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쌓은 대중성이 최대 무기다. 정 전 의원은 앞서 '강성' 이미지에도 대중성을 바탕으로 지난해 2·8 전대에서 2위(14.74%)로 최고위원에 입성하는 이변을 낳기도 했다. 특히 올해 초 온라인당원가입시스템을 통해 입당한 '10만 온당원'을 감안하면, 정 전 의원의 출마도 상당한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다.
이 의원 역시 출마 시 비주류 진영을 응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적잖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이 의원은 5선의 관록에 원내대표 등을 지내며 대중적 인지도도 높다. 실제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14일 발표한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이 의원은 13.3%로 송·추 의원을 따돌리고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이미 송영길-추미애 양강구도가 고착화 된 만큼, 제3후보군 모두 별다른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 전 교육감의 경우 원외(院外)인데다 조직기반이 미약한 편이고, 이 의원의 경우 연초 분당사태로 비주류 세력의 입지가 크게 축소됐다는 난점이 있다. 정 전 의원 역시 "누구는 십자가를 지라하고 누구는 때가 아니라고 한다"며 "당 지도부와 당심(당원마음), 민심의 거리가 너무 멀다"고 밝혔다.
한편 흥행 보다 '조용한 전대'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의원은 "전대가 계파대결로 흥행하게 되면 흥행에 따른 득(得)보다 이전투구에 따른 실(失)이 더 크다"며 "전대에서는 대선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할 대표를 차분히 선출하고, 대선 경선은 치열한 흥행구도를 만드는 편이 더 낫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