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에 여야 '거포'들 집결
'경제민주화법'·'상시청문회법'이 화약고
농해수위에는 '김영란법'…예결특위에는 10조원대 추경안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첫 예산결산 심사와 현안 보고에 들어간 20대 국회가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격돌을 이어가고 있다. 기획재정위, 정무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가 본격적인 법안과 예결산 심의에 착수하면서 쟁점 사안을 놓고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2일 국회는 외교통일위원회와 교육문체육관광위원회, 안전행정위원회 등 11개 상임위에서 회의 이틀째를 맞아 본격적인 심의와 질의에 돌입했다. 전날 상임위는 종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 문제로 시끄러웠다. "적절했다"는 여당과 "밀실 행정"이란 야당의 공방이 정면 충돌했다. 또 '이정현 녹취록' 파문, 조동원 전 새누리당 홍보본부장 '동영상 리베이트' 의혹, 청와대 '서별관회의' 자료 공개 등을 놓고 논박이 오갔다.
이날 계속된 상임위에선 본격적인 현안 질의가 이어졌다. 여야는 법사위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에서 정면으로 맞붙었다. '상원’으로 불리는 법사위의 제1소위에는 김진태·윤상직 새누리당 의원과 박범계·백혜련 더민주 의원, 노회찬 정의당 의원 등 '거포'들이 즐비하다. 이곳에 접수된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의 경제민주화법을 빌미로 여야 간 충돌이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는 화약고인 셈이다.
이날 법사위에 현안보고를 한 기관은 헌법재판소와 감사원. 쟁점 사안은 이른바 '상시청문회법'(국회법 개정안)이었다. 최근 정치권 화두로 떠오른 권력구조 개편을 놓고도 개헌 문제 등이 언급됐다. 전날 법사위에선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의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과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의 50억원 수수설 등이 도마에 오르면서 질의가 다소 궤도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들었다.
여야 간 합의대로 소위를 복수화한 농해수위의 이슈는 세월호 사건과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었다. 두 사안을 놓고 농축산과 해양수산으로 소위를 나눈 가운데 현안보고가 이어졌다.
오는 9월 28일 시행을 앞둔 김영란법은 이곳의 쟁점사안이다. 민간 소비 부진과 이에 따른 농어촌 경제 위축이 예상돼 농어촌 지역구 출신 의원들의 집중적 성토가 이어졌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전날 2015년도 결산에 대한 공청회를 마무리하고 이날부터 본격적인 정책 질의에 돌입했다. 13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전체회의는 최근 당정청이 내놓은 추가경정예산에 방점이 찍혔다. 10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불과 일주일만에 심사하고 이달 말까지 통과시키려는 정부·여당의 움직임에 야당이 드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질의에는 황교안 국무총리 등이 참석해 답변했다.
애초 국회 상임위는 20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여당의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과 야3당의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의 처리를 놓고 격돌을 벌일 것이라고 예상됐으나 이 같은 관측을 피해갔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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