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의 배치 지역으로 공군의 옛 방공기지가 거론되고 있다. 그동안 후보지에 올랐던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정치적 부담감도 커져 제 3지역을 선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11일 복수의 정부관계자에 따르면 한미공동실무단은 그동안 경북 칠곡, 경기도 평택, 충북 음성, 강원도 원주, 전북 군산 등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미국이 선호하는 지역과 한국이 고려 중인 곳이 달라 상호 제안과 역제안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 지역주민들의 반발도 거세 제3의 지역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가 검토중인 제3의 지역은 전남 벌교, 경남 양산 등이다. 이 지역은 지난 2014년 퇴역한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이 배치됐던 공군 방공기지로 현재 부지만 남아있다. 땅을 새로 구입하지 않고 기존의 부지를 활용한다면 행정적인 절차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남 벌교의 경우 북한 신형 300㎜ 방사포(최대 사거리 200㎞) 사정권에서 벗어날 수 있고 유사시 우리 군의 대북(對北) 핵심 타격 전력인 현무 탄도ㆍ순항 미사일을 보유한 충북 육군 미사일 사령부를 보호할 수 있다. 특히 후보지로 거론되어왔던 평택보다 후방지역이기 때문에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도 줄일 수 있다.
경남 양산시에 위치한 천성산에 사드가 배치될 경우 유사시에 부산 항만과 김해공항을 통해 들여오는 대규모 미군 장비와 물자를 북한의 스커드ㆍ노동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유리하다. 또 유사시 전방 지역에 투입되는 전차와 장갑차 등 각종 장비와 물자를 비축하고 있는 경남 칠곡의 미군 기지 '캠프 캐럴'도 보호할 수 있다.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일부 소식통은 여전히 사드 배치가 우리 수도권 방어보다는 주한미군 병력ㆍ장비 보호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드가 후방지역에 배치할 경우 수도권은 물론 평택ㆍ오산 기지까지도 방어하기 힘들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하지만 군내부에서는 2021년까지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를 구축해 수도권을 방어한다면 사드는 후방에 배치되는 것이 적절하다는 반론을 펴고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최근 한미 공동실무단이 사드배치 후보지를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마쳤다"며 "미국이 선호하는 지역과 한국이 생각중인 곳이 달라 서로 제안과 역제안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아직 최종 후보지 선정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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