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소를 거꾸로 매달아 목을 잘라 피가 빠지면서 서서히 죽어가는 도축방법인데 동물이 숨이 완전히 끊어지기까지 극심한 고통과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죽어간다. 몸속에서는 독성이 생성될 수 있고 이 고기를 먹으면 인간의 수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할랄 도축을 하려면 도살자가 무슬림이어야 하는데 그 많은 짐승들을 일일이 목을 쳐 죽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부득이 도축용 기계를 사용하여 짐승의 머리가 메카 쪽으로 향하게 하고, 스피커로 '알라의 이름으로'라는 말이 반복해 들리게 한 상태에서 도살하고는 할랄 인증서를 붙인다."
정부가 할랄시장 진출 방안을 내놓자마자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할람 도축 방법의 잔인성을 시작으로 이슬람 중동 자본과 테러의 은밀한 연결고리까지 들추며 반발하고 있다. 종교적으로 확대되면 이러한 배척은 소위 '할랄 공포'라고 불리울 정도다.
식품을 포함한 할랄 시장은 2014년 기준으로 3조2000억달러에 육박한다. 세계 식품산업의 17%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다.
무슬림의 인구는 약 16억명으로 지구촌 4분의 1에 달하며, 매년 2.5%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할랄 시장도 더불어 성장하면서 오는 2019년에는 5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네슬레는 물론 코카콜라 등 글로벌 식품기업들이 이미 뛰어든 시장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할랄식품 수출액은 얼마나 될까?
지난해에는 8억0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시장의 0.1%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일부 중동과 동남아로 가공제품에 한정돼 수출하고 있다. 국내에 할랄 인증 식당은 6개소이며 관광공사가 지정한 무슬림 친화식당은 114개소에 불과하다.
할랄식품 시장 1%만 확보해도 300억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 한화로 약 34조원으로 우리나라 한 해 국가 예산의 10%에 육박하는 규모다.
정부가 최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축산업에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특히 세계적으로 할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호주와 일본, 미국도 할랄 도축장 설비 지원과 인증 관리체계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할라제품 등 7대 분야를 집중육성한다는 계획을 수립, 시행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도 2020년까지 할랄허브 발전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할랄시장 후발주자인 한국은 유독 민감한 반응으로 진출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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