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 상장 추진…차입금 상환·(주)동양 지분경쟁 실탄 마련?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국내 레미콘업계 2위인 삼표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삼표는 주식시장 상장을 통해 지난해 동양시멘트 인수로 늘어난 차입금을 줄이고, 대주주인 정도원 회장 등 오너가는 지분(구주) 일부를 매각,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표는 국내 주요 증권사와 상장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대표 주관사를 선정해 상장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삼표 관계자는 "상장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내용은 없지만 검토 중인 것은 맞다"고 밝혔다.

지난해 인수한 동양시멘트를 제외하고 전 계열사가 비상장 체제를 유지해 온 삼표가 이례적으로 상장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높아진 부채비율 때문이다. 삼표는 지난해 동양시멘트를 7943억원에 인수하면서 부채비율이 2014년 말 15.27%에서 지난해 말 89.69%로 급증했다.

삼표는 동양시멘트 인수를 위해 산업은행PE와 각각 2513억원과 1430억원을 대고, 은행권에서 4000억원을 조달했다.

(주)동양 인수 등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레미콘업계 1위인 유진기업에 대한 견제도 상장 추진 배경으로 분석된다. 삼표가 지난해 동양에 동양시멘트 인수자금을 지불하면서 동양은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4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게 됐다.

유진기업은 주인없는 회사가 된 동양 인수를 위해 최근까지 동양의 지분율을 25.07%까지 늘렸다.

삼표 역시 뒤늦게 지분경쟁에 뛰어들어 최근 지분을 5%까지 확보했다. 시장에서는 삼표가 주식 상장을 통해 끌어들인 자금으로 지분확보 경쟁에 나서 경쟁사인 유진기업을 견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삼표 지분은 정도원 회장이 81.9%를, 장남인 정대현 부사장이 14.07%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삼표는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매출액 2508억원, 영업이익 605억원을 거뒀으며, 연결기준 매출액 1조1177억원, 영업이익 856억원을 올렸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