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25~26일 예정된 국제결제은행(BIS) 연차총회에서 미국, 유럽연합(EU), 한국, 일본 등 각국 중앙은행 총재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영향을 최소화할 묘수를 짜낼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번 연차총회에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해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 등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참석한다.
브렉시트 결정 직후 처음 만나는 자리인 만큼 각 국 총재들은 이번 총회기간 브렉시트에 대한 의견 교환을 통해 각국 상황에 적합한 통화정책을 찾아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을 수행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이 총재 역시 총회 기간 중 옐런 의장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과 브렉시트 관련 국제금융시장 영향과 대응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며 한국이 가야할 길을 모색해야 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제대로 체력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결정된 브렉시트는 전 세계 금융시장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전 세계가 전혀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에 그 영향을 가늠하기 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브렉시트가 결정된 24일 직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진 것도 그래서였다. 영국 파운드화와 유로화 가치가 폭락했고 엔화 가치는 2년 7개월만에 최고 수준으로 폭등했다. 한국 역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09% 하락한 1925.24에 마감됐다. 2012년 5월 18일(-3.40%) 이후 4년1개월만에 최대 낙폭이었다. 코스닥시장에선 장중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됐다.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29.70원 오른 1179.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역시 2011년 9월24일(29.80원) 이후 가장 큰 오름폭이었다. 아직은 브렉시트가 유동성 부족 사태와는 거리가 먼 만큼 금융위기로 발전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글로벌 외환시장의 움직임만 본다면 분명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이에 따라 주요 선진국의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을 통해 해법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각국은 7월에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 앞서 비상회의를 열며 대응책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역시 7월14일 예정된 금융통화회의에 앞서 통화금융대책반회의 등의 비상회의를 열고 외환시장 안정화 대책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한은 관계자는 “예상과 달리 브렉시트가 결정되면서 BIS 회의의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됐다”며 “주요국 총재들과 이와 관련된 심도있는 논의를 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으로 국내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24시간 모니터링 체제에 돌입했다. 특히 주말(25~26일)동안 본부 및 국외사무소간 컨퍼런스 콜을 통해 국제금융시장 상황 지속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26일 오후 2시에는 장병화 부총재 주재로 종합 점검회의도 열고 27일엔 브렉시트 관련 제3차 긴급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개최해 향후 대응 방안도 논의한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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