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여야가 20대 국회 첫 임시국회를 소집하는 내용을 담은 임시국회소집요구서를 공동으로 제출했지만 기본적인 입법활동을 보장할 원 구성협상이 지지부진해 공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대 총선으로 원내 제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3일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으로부터 의원단 서명을 넘겨받아 소집요구서를 국회 의사과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7일 임시회 첫 본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20대 국회 첫 임시회가 열려도 당분간 원 구성은 이뤄지지 못한 채 여야 간 공방만 벌일 가능성이 크다. 국회의장단 구성과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여야 간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오는 7일 임시회 첫 본회의를 열어 의장을 선출하고, 9일 다시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더민주는 국회의장에 더해 운영위원회·정무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중 한자리를 요구 하고 있다. 여기에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을 양보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자 "청와대는 빠져야한다"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국회 상임위원회 배분까지 관여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의회민주주의의 부정 문제를 넘어 오히려 파괴하는 것"이라며 "(청와대는) 여야 대표 간 자율적으로 협상을 하도록 여당의 자율성을 보장해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당의 입장에서는 쉽게 물러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요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운영위·예결위 중 야당이 법사위를 양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나머지 두 위원회는 정부를 운영해야 하는 여당 입장에서는 결코 내줄 수 없는 상임위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예산을 심사하는 예결위도 중요하지만, 청와대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운위는 특히 내주기가 어렵다. 운영위는 국회 운영의 전반과 청와대에 대한 국정감사 권한을 쥐고 있는 상임위원회다. 여소야대인 20대 국회에서 야당이 운영위 위원장을 맡게 되면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 국정 운영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내년 연말로 예정되어 있는 대통령 선거를 노리고 야당이 정부여당의 실정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새누리당으로서는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여기에 국민의당도 국회부의장에 더해 기획재정위원회와 알짜 상임위 1개를 요구하며 실리를 노리고 있어 7일로 예정된 원 구성 협상 마무리일까지 여야가 쉽게 합의를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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