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법원이 STX조선해양에 대한 현장검증을 3일 마무리 하고 기업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정하기 위한 심리에 본격 착수한다.
앞으로 1~2주 안에 개시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받은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 김정만 수석부장판사, 이재권 부장판사, 최영은 판사 등은 전날 이틀 일정으로 경남 창원의 진해조선소를 방문해 현장을 돌아보고 임직원들을 심문했다.
재판부는 심문에서 회사에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이유, 손해가 예상되는데도 저가수주를 한 배경, 그간의 자구노력과 대책 등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STX조선 측은 앞으로 인력을 절반 가까이 줄이고 올해 임금을 10%가량 낮추는 등의 긴축안을 재판부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심문 뒤 직접 생산 공정을 살펴보고 자재 재고 등을 파악했다. 재판부는 직원ㆍ노조원 간담회, 사내ㆍ외 협력업체 방문 간담회를 진행하는 것으로 이틀 간의 검증 일정을 종료한다.
재판부가 노동자나 협력업체의 의견까지 수렴하는 건 다양한 이해관계인의 목소리를 폭넓게 수용하려는 취지다.
재판부는 이들 이해관계 집단별로 협의체를 구성하도록 해 향후 심리 과정에서 의사소통을 이어갈 방침이다.
종전에는 주요 채권자 10인 이내로 구성된 채권자협의회 외에 별도 협의체가 없었으나 STX조선 회생사건부터 참여 폭을 넓힌다는 게 재판부의 방침이다.
검증에 동행한 최웅영 공보판사는 "조선소를 전체적으로 둘러보고 의사소통 통로를 만들려는 목적으로 현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최 판사는 또한 "회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하거나 실사하지 않았지만, 회생절차를 신청했으니 STX조선이 회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법체계도 파산보다는 회생이 우선하도록 돼있다"고 설명했다.
STX조선의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재판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이번 현장검증에 불참했다.
재판부가 최근 "채권단의 잘못된 판단으로 4조4000억원의 자금이 무용하게 소모됐다"고 비판한 데 따른 불만이나 항의의 표시가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뒤따른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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