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SDI가 지난 1분기 영업손실 7038억원이라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성장 가능성에 대한 가치는 높게 평가 받고 있다. 국내외 증권사들이 전기차 시장 확대의 가장 큰 수혜주로 삼성SDI를 지목하며 한때 외면했던 외국인 투자가들도 돌아오고 있다.
1일 국내외 투자사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산 삼성SDI의 성장세를 높게 점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분기 적자폭을 줄인 뒤 3분기부터 전기차 배터리용 신제품 출시와 함께 수익권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고 HSBC는 삼성SDI가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은 줄이고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선 안정적인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기관 CLSA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삼성SDI가 시안에 공장을 설립하며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중국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면서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증권사들의 호평에 힘입어 삼성SDI의 주가는 지난 31일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 유입되며 5.14% 올라 11만2500원에 마감됐다. 외국인 지분 비중도 지난 연말 기준 29%에서 지난달 말 기준 33%로 늘어났다.
비주력사업을 잘라내는 혹독한 구조조정을 마친 삼성SDI는 올해만 9746억원, 2020년까지 3조원을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위한 시설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울산, 중국 서안에 이어 유럽에도 전기차 배터리 생산 시설을 확충해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구조조정을 통해 절감한 비용은 연구개발(R&D)에 사용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삼성SDI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1.6%(약 148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7.3%(1366억원) 대비 4.3%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삼성그룹 내부서도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인 전기차 배터리와 삼성SDI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그룹 인트라넷 서비스 '미디어 삼성'에선 지난 31일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 핵심은 배터리'라는 주제로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조망했다. 임직원들은 '배터리는 전기차의 핵심, 삼성SDI를 응원하자', '2년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가 되길 바란다' 등의 댓글로 응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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